[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4월 총선을 위한 더불어민주당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대구‧경북을 비롯한 일부 지역구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구에서 공천을 마치면서다. 이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는 ‘친명횡재‧비명횡사’ 논란이 막바지까지 이어졌다. 당 안팎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나왔지만 공천이 확정된 친명계 의원들은 공천 잡음이 “언론 프레임”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친문계 전해철 꺾고 ‘수박’ 표현 논란 양문석 본선행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전날(13일) 9‧10차 17곳 경선 선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공천 과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이번 경선 결과 발표에서도 ‘비명횡사’ 현상이 드러났다.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은 친명계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에게 패배했다. 전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에서 ‘하위 20%’를 통보를 받아 경선 득표의 20%가 깎이는 상황에서 대결했다. 양 전 위원은 지난해 전 의원에게 비명계 의원들을 멸칭하는 ‘수박’이라는 표현을 썼다가 당직 자격 정지 3개월 징계를 받은 적 있다.
정치 원로이자 친명계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도 경선에서 각각 현역 의원을 꺾고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박 전 원장은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초선인 윤재갑 의원을 꺾었다. 정 전 장관은 전북 전주병에서 재선 김성주 의원과 맞붙어 이겼다.
그밖에 서울 노원갑 경선에서도 친명계 우원식(서울 노원을) 의원이 비명계 고용진(노원갑) 의원을 꺾었다. 경기 부천병 경선에서도 이재명 당대표 특별보좌역인 이건태 예비후보가 4선 현역인 김상희 후보를 눌렀다. 인천 서병 경선에서는 비명계 현역 신동근 의원이 친명계 모경종 전 당대표실 차장에게 졌다. 다만 경기 평택갑에선 비명계 홍기원 의원이 임승근 전 지역위원장과 대결해 승리했다.
“민주당 공천, 실력보단 ‘꽁무니’만 따라다니면 돼” 비판 이어져
친명계 “언론이 ‘비명횡사’ 프레임 만들어” 반박
그밖에도 지금까지 민주당 지역구 경선에서는 박광온‧송갑석‧전혜숙‧윤영찬‧강병원‧김한정‧도종환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후보들이 경선에서 무더기로 탈락했다. 반면 친명계 후보들은 경선에서 약진했다. 친명계 의원이 경선에서 진 사례도 일부 있지만, 이 경우 대부분 ‘찐명’ 후보에게 패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당 안팎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김효은 새로운미래 선임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제 와서 보니 민주당 공천받기가 어려운 게 아니었다.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고 전문성을 키워 국민에게 실력을 인정받기보다는 꽁무니만 따라다니면 되는 것이었다”며 “최소한의 자격 조건은 비명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경선에서 패배한 비명계 김한정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격수를 자처하고 막말과 저질 활극을 일삼는 사람이 공천을 받게 해서는 안 된다”며 “‘공천은 혁신’이라는 말로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들을 2차 가해하고 조롱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당 지도부에 경고했다.
반면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민주당 공천에 대한 ‘친명불패’ 논란과 관련해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그 평가에 동의할 수 없다”며 “친명‧비명을 가리지 않고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최적의 후보라고 판단했다”며 반박했다.
서울 서대문갑에 공천을 받은 친명계 김동아 민주당 후보도 ‘비명횡사’ 논란에 대해 “특정한 그룹, 소수의 목소리만 가지고 언론에서 프레임을 만들고 있다”며 “친명이라고 분류하지만 공천 받지 못하신 분들이 여럿 있다”고 반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