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산 태양광모듈 가격차 100원/W 차이
글로벌 태양광모듈 공급, 수요보다 200GW 많아

중국 기업이 태양광모듈을 투매하는 바람에 국내 제조기업이 고통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국 태양광모듈 제조기업 중 하나인 신성이엔지의 용인사업장의 모습. 지붕에 태양광모듈을 얹어 에너지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사진=신성이엔지 제공 
중국 기업이 태양광모듈을 투매하는 바람에 국내 제조기업이 고통을 받고 있다. 사진은 한국 태양광모듈 제조기업 중 하나인 신성이엔지의 용인사업장의 모습. 지붕에 태양광모듈을 얹어 에너지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사진=신성이엔지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국내에 저가로 유통되고 있는 중국산 태양광모듈로부터 한국 태양광모듈 제조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산업계에 따르면 26일 현재 한국산 태양광모듈은 1W당 320원에 거래되는 반면, 중국산은 22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발간한 ‘2023년 하반기 태양광산업 동향’에 따르면 중국의 태양광모듈 생산용량은 615GW로 전세계 740GW의 83.1%를 차지한다. 이어 베트남 26GW, 인도 19GW, 말레이시아 15GW, 태국과 한국이 각각 10GW에 해당하는 물량을 생산하고 있다. 

기업별로도 중국 기업인 롱지(91GW), 진코솔라(69GW), 트리나솔라(60GW), JA솔라(56GW)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한국의 한화큐셀과 신성이엔지는 10위권 밖이다. 

한국수출입은행 강정화 해외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024년 글로벌 태양광 수요가 500GW에 불과해 세계적으로 공급과잉인 상황으로 태양광모듈 가격 약세는 올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더욱이 중국 기업은 태양광모듈 공장을 대규모로 짓는 과정에서 불공정 무역 의혹을 받고 있다. 중국 기업은 정부로부터 토지를 무상에 가깝게 임대 받아 공장을 건설해 생산 단가를 대폭 낮춘 것이다. 

반면 한국 기업은 태양광모듈 가격을 책정할 때 금융비용, 토지취득비용, 임대비용에 생산자책임재활용(EPR) 등 환경비용까지 부담해야 한다. 

이에 한국 태양광모듈 제조단가가 중국산에 비해 비쌀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기업은 한국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한국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태양광모듈은 국제 시세보다 1W당 60원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단결정 태양광모듈의 국제 시세는 1W당 0.12달러(약 161원)이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2024)
자료=한국수출입은행(2024)

몰려드는 중국산 태양광모듈의 저가 공세에 맞서 국내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서는 현지에 2조 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고 있고, 국내에선 유휴부지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대첵 마련에 나서고 있으나 뚜렷한 대안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양사 관계자는 공통적으로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

하지만 주무부서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태양광 제조업계를 보호할 여력이 없는 표정이다. 현 정부 들어 재생에너지 관련 부서가 감사를 수차례 받고 있어 업무에 집중할 수 없다고 푸념만 하고 있다. 

업계에선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내놓은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대책' 같은 정책을 태양광모듈 업계에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공정위의 이번 대책은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국내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과거에는 중국 수출을 염려해 중국 태양광모듈의 국내 시장 잠식을 막지 못했지만, 현재는 대중국 무역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는 만큼 국내 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제품 규제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시작된 원전과 태양광 편가르기 때문에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국내 태양광 제조기업이 홀대를 받고 있다”며 “중국과의 무역에서 한국이 더는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태양광모듈을 저가 판매하는 중국 기업의 횡포에서 한국 기업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자료=산업통상자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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