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마린, 공모가 대비 97% 상승 마감...장중 99%까지 오르기도
통상 대어 상장후 시장 변화...적정 공모가 책정·대어 집중 등 가능성

사진=한국거래소
사진=한국거래소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이 코스피 상장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에 근접한 성적을 기록했다. 2분기 들어 따블이 전무한 가운데 그간 대어 상장 이후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사례가 있었던 만큼 공모주 상단 초과 등의 흐름이 바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8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HD현대마린솔루션은 공모가 대비 96.52% 오른 16만3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약 99.2% 상승한 16만6100원까지 오르며 따블에 근접했다. 그러나 코스닥 상장 기업 대비 높은 공모가와 최근 공모주들의 성적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월 코스피에 상장한 에이피알 이후 약 두 달 만의 조 단위 시총 기업의 상장이었던 만큼 꾸준히 시장의 관심을 받아왔다.

앞서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 201.13대1을 기록, 기관투자자 중 81% 이상이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출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의 약 46%가 의무보유 기간을 확약해 상장 첫날 호성적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최근 공모주들의 경우 기관투자자 대부분이 의무보유 기간을 확약하지 않았다. 

다만, 이는 국내 기관투자자에 한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 의무보유 기간을 미확약했다. 실제로 상장 첫날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세였다. 그러나 기관 투자자들이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따블에 가까운 주가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HD현대마린솔루션의 성적은 최근 상장한 공모주들이 잇따라 아쉬운 상장 첫날 성적을 거두면서 더욱 관심이 쏠렸다.

지난달 30일 제일엠앤에스를 시작으로 지난 2일과 3일에는 디앤디파마텍과 민테크가, 7일에는 코칩이 연이어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는데 4곳 모두 첫날 따블 기록에 실패했다.

통상 코스닥 상장 기업들은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공모가로 인해 따블을 기록할 확률이 높았다. 지난 1분기에도 코스닥 상장 기업 13곳 중 이에이트를 제외하고는 모두 따블을 기록했다.

이번 HD현대마린솔루션을 포함해 코스닥 기업들이 잇따라 따블에 실패하면서 향후 IPO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조대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서 "통상적으로 조 단위 시가총액 기업의 IPO 전후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된 사례가 많아 공모 과정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실적 기준 단순 밸류에이션은 30배 수준으로 다소 높아 상단 초과로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분위기가 HD현대마린솔루션 전후로 반전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최근 코스닥 상장 기업 4곳 모두 수요예측 결과 공모가 희망 범위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HD현대마린솔루션은 희망 범위 최상단 금액으로 확정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오전에 많이 매도해 가격 상승 압력도 낮아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높은 공모가로 인해 첫날 아쉬운 성적이 이어진다면 기관투자자들이 수요예측 시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을 제출하는 사례가 줄거나 회사 측이 밸류에이션 책정을 보수적으로 하는 등의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또 일각에서는 대어 중심으로 시장이 움직일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특히 올해 비바리퍼블리카와 케이뱅크 등이 상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LG CNS도 IPO에 다시 나서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어들의 상장 소식이 이어져 투자자들도 예의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IPO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 등 대어들이 대기하고 있어 공모주 시장은 꾸준히 인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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