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공모가 8만3400원 확정속 25·26일 일반청약 시작
상장 첫날 유통물량 적어 대어 이름값 걸맞게 흥행 기대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단타 안친다, 오래 들고 갈 종목이다." 코스피 시장에 상장하는 '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의 일반 청약이 25일 시작된다. 고평가 논란에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을 초과하지 않고 상단 가격을 최종 공모가로 확정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주주와 기관 투자자들이 의무보유 기간을 확약해 상장 첫날 유통 물량이 적어 흥행이 기대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2일까지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최종 공모가를 희망 범위 최상단인 8만3400원으로 확정했다.
지난 18일 제일엠엔에스부터 시작된 공모주 일정은 디앤디파마텍, 민테크, 코칩에 이어 25일 HD현대마린솔루션의 청약으로 방점을 찍는다. 앞서 진행된 일반청약과 수요예측은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지난 19일 제일엠앤에스의 일반청약 결과 경쟁률 1438.96대1, 청약 증거금은 무려 9조4971억원이 몰렸으며, 23일 일반청약을 마친 디앤디파마텍도 경쟁률 1544대1, 청약 증거금은 7조원가량 모여 모두 흥행에 성공했다.
또 24일 청약이 마무리된 민테크는 경쟁률 1529.4대1, 증거금은 6조221억원이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칩의 경우 25일 이틀차 일반 청약이 진행된다.
HD현대마린솔루션은 지난 2월 에이피알에 이어 두달 만의 코스피 상장 기업으로 조단위 시총이 예상되는 '대어'다. 그러나 에이피알이 첫날 아쉬운 흥행을 기록한 바 있어 이러한 흐름이 HD현대마린솔루션에 이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에이피알은 상장 첫날 최대 87% 상승, 27% 상승 마감으로 기대에 못미치는 흥행을 기록했다.
에이피알의 경우 비교적 높은 공모가와 적은 유통물량,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아쉬운 성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에이피알의 공모가는 25만원이었으며 공모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의 4%로 매우 적었다. 또 에이피알의 상장 첫날 유통가능 물량은 전체의 37%에 달해 오버행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그러나 HD현대마린솔루션은 비교적 에이피알보다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할 만 하다. 먼저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첫날에는 오롯이 공모주 물량만 거래되는데, 이마저도 기관투자자들이 상당수 의무보유 확약 기간을 걸어 더욱 적은 양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공모물량을 제외한 84%의 기존 주주 물량은 모두 6개월 이상 의무보유 예정이며 수요예측 결과 투자자의 절반 가까이가 의무보유 기간을 확약했다. 전체 수요 수량 9억8451만주 중 약 46%인 4억5072만주 가량이 의무보유 기간을 15일 이상 확약했으며 이 중 3개월 이상 확약한 투자자가 3억6117만주로 80%에 달한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공모주 투자 트렌드와는 다른 분위기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은 공모주 수요 예측 시 의무보유 기간을 확약하지 않아 상장 첫날 차익을 노리는 '단타족'이 아니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실제로 에이피알의 경우 기관투자자 중 71%가, 24일 첫날 청약을 마친 코칩의 경우 무려 87%가 의무보유 기간을 미확약했다. 그만큼 기관투자자들은 HD현대마린솔루션의 중장기적인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HD현대마린솔루션이 최종 공모가를 기존 희망 범위 최상단인 8만3400원으로 유지한 점도 인상적이다. 앞서 공모가 산정 당시 주가수익비율(PER)을 31.5배 수준으로 높게 책정해 고평가 논란이 일었다. 공모가 산정 비교군에 시총 20조원에 달하는 스웨덴의 알파 라발을 비롯해 유럽의 글로벌 기업들을 포함했기 때문이다.
이번 수요예측에서도 기관투자자들의 80% 이상이 그간 흐름과 같이 희망 범위 최상단을 초과하는 금액을 제시해 최종 공모가가 10만원을 넘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회사 측은 공모가 범위 최상단인 8만3400원을 확정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상단을 초과해 최대한 많은 돈을 받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는 좋을 텐데 상단 가격으로 확정해도 된다는 자신감이 엿보인다"라며 "공모가 상단을 초과하더라도 청약 흥행 가능성은 높았을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공모가 범위 산정 자체에서 고평가 논란이 인 만큼 최상단 가격 역시 논란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 또 이번 공모 물량의 절반은 구주매출이라는 점도 걸림돌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결국 기업 본연의 가치에 따라 주가가 결정될 것이다"라며 "최근 상장한 다른 기업들이 그랬듯 상장 첫날 주가가 과열되는 경우가 많아 비슷한 양상을 보일 듯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