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다' 이달 스팩 7곳 청약 진행...직전 따블 기록 등 흥행 분위기
물량 대다수 보유한 기관투자자 수익 기대...미래에셋4호 100억 차익 추정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최근 공모주 열풍으로 스팩까지 첫날 따블(공모가 대비 2배 상승)을 기록하는 등 흥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달 무려 7개의 스팩이 코스닥 상장을 앞둬 기관투자자들이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통상 공모 물량의 70%가량을 배정받아 꽤 쏠쏠한 차익 실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근 따블을 기록한 스팩의 경우 기관투자자들이 약 100억원의 차익을 얻은 것으로 추정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5일부터 18일까지 무려 7개의 스팩이 코스닥 상장을 위한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관사는 DB, 미래에셋, 한국투자, 현대차, KB증이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2건이 예정돼 있다.
한 달 내 무려 7건의 스팩 상장 공모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양이다. 지난 2월, 한 주 동안 5개의 스팩이 청약이 진행된 이후 올해 최다 기록을 갈아치웠다. 당시에는 BNK, 유진, 유안타, SK, 하나증권이 각각 스팩 청약을 진행했다.
이번에 상장하는 스팩 7개도 대부분 지난 2~3월부터 추진됐다. 5일 일반청약을 진행하는 DB금융12호스팩의 경우 지난 2월 23일 설립됐으며 18일 청약 예정인 한국제15호스팩은 3월 19일 설립됐다.
올 상반기 내내 공모주 열풍이 이어진 만큼 스팩 종목들도 상장 첫날 호성적을 거뒀다. 지난 2~3월에 상장한 스팩만 하더라도 유진스팩10호의 경우 공모가 대비 무려 207.5%가, SK증권제11호스팩은 185% 올랐으며 BNK제2호스팩과 하나31호스팩도 따블 이상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스팩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4호가 첫날 무려 254% 급등하는 데에 이르렀다.
오는 5일 청약 예정인 DB금융12호스팩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 참여건수는 1865건, 경쟁률은 1141.40대1을 기록해 흥행에 성공했다. 앞서 상장한 미래에셋비전스팩4호의 경우 경쟁률 1011.2대1을 기록했다.
연이은 수요예측 흥행에 기관투자자들이 상장 첫날 단타를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지속되고 있다.
통상 스팩 종목들의 경우 전체 공모 물량 중 기관투자자들에게 75%가, 개인투자자들에게는 25%가 배정되는데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대부분 의무 보유 기간을 미확약한다. 이로 인해 상장 첫날 막대한 물량을 보유한 기관투자자들이 사실상 거래를 주도하는 것이다.
실제로 가장 최근인 미래에셋비전스팩4호의 경우 상장 첫날 기관이 370만주, 외국인이 63만주 순매도했는데, 이는 배정 물량의 87% 수준이다. 반면, 개인투자자가 450만주를 순매수해 해당 물량을 모두 받아냈으며 주가는 오후 1시 이후 급락해 공모가 대비 12.75% 오른 2255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최고가(7080원)와 종가(2225원)의 평균으로 계산하면 기관투자자들은 약 110억원의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지난 3~4월 스팩 종목들이 첫날 무더기로 따블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첫날 기관과 외국인투자자들이 대거 순매도했으며 개인이 순매수를 기록했다. 평균 스팩 공모주들의 공모가가 2000원임을 감안하면 기관투자자들은 해당 기간 스팩당 약 60억원의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기관투자자들은 급등한 스팩들의 주가가 점차 하락해 제자리를 찾아가면 다시금 매수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비전스팩4호의 경우 사흘째인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2영업일 연속 순매수세를 보였으며 앞서 상장한 KB제28호스팩, 에스케이증권제12호스팩 등 대부분이 첫날 대거 매도 뒤 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는 향후 합병 상장에 대비해 물량을 수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팩 합병 상장 첫날에도 상장에 대한 프리미엄 때문에 주가가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올해만 하더라도 8곳 중 절반인 4곳(드림인사이트, 레이저옵텍, 삐아, 카티스)이 상장 첫날 신고가를 찍었다.
스팩 상장과 스팩 합병 상장 모두 기관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유리한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스팩 투자에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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