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편의성 제고·경쟁력 강화 위해 도입
선심사 도입하자 설계사·고객 반응 ↑

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데이터 수집을 통해 사전 언더라이팅 구축에 성공한 보험사들이 연이어 선(先)심사를 도입하며 보험 가입 편의성 제고에 나섰다.

가입 단계에서 시간을 단축시켜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는 한편 상품 판매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간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고객들도 계약 전 가입 여부를 파악할 수 있어 편의성이 늘었다는 평가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보험 가입 과정에서 고객들이 느낄 수 있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선심사 프로세스를 도입했다. 선심사란 청약서 발행에 앞서 고객에게 보험금 지급 정보 활용에 대한 동의를 얻은 뒤 병력 심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계약 전에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말한다. 

삼성생명은 선심사 프로세스의 정합성을 높이고 신속한 결과 안내를 위해 AEUS(자동병력 판정시스템)의 질병별 자동심사 시나리오 룰(Rule) 1260개를 최신 심사 기준으로 전면 재정비했다.

이를 통해 기존에 심사 결과에 따라 △할증에 따른 보험료 변경 △부담보 등 계약 인수 조건 변경 △인수가 불가할 경우 청약 취소와 같은 고객 불편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앞서 한화생명도 지난 2월 사전 언더라이팅 시스템을 도입해 보험 가입 단계에서 심사 결과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은 기존에 청약서 서명 후 1주일까지 소요되던 심사 기간이 줄어 청약 전에 보험 가입 여부를 알 수 있게 됐다. 설계사도 고객의 가입 상품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보험 가입 가능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미래에셋생명도 지난해 10월 디지털 기반 언더라이팅(보험 가입 심사) 시스템 'Mi-choice 선심사시스템'을 도입했다. 기존 언더라이팅 시스템은 최종 심사 결과 확인까지 상당한 시간 소요가 불가피했으나 Mi-choice 선심사시스템 도입으로 설계사(FC)들은 고객의 사전 고지와 확인된 병력 정보로 고객의 보험상품 가입 가능 여부를 청약 전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심사 결과에 따른 청약 보완 서류 발생 시 이를 자동 출력해 고객으로부터 서류 제출 등의 절차를 최소화했다.

미래에셋생명 관계자는 "선심사 시스템 도입으로 보험 가입 자동 심사율이 70% 이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존하는 모든 질병코드(KCD)에 대한 질병시나리오룰을 구축하고 병명, 치료 기간, 치료 내용, 입원 일수, 통원 횟수, 수술 여부 등 질병별 질의응답 기준을 최신 심사기준에 업데이트해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흥국생명은 올해 연말까지 모든 보험 상품과 영업채널에 선심사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흥국생명은 설계사 청약 업무를 지원하는 영업 자동화 시스템도 고도화한다. 설계사가 고객 정보를 등록하면 맞춤형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고 특약에 따른 보험료도 실시간 산출되는 식이다. 

김상익 흥국생명 IT개발팀장은 "이번 시스템이 구축되면 고객 요구에 맞춘 가입 설계와 보험료 비교로 합리적인 보험 가입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KDB생명은 2022년부터 선제적으로 선심사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동양생명 등도 해당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사진=한화생명.
사진=한화생명.

◇ 편의성·경쟁력 강화 위해 선심사 도입

이처럼 보험사들이 선심사 시스템을 연이어 도입하는 이유는 고객 편의성 증대, 경쟁력 강화 등이 꼽힌다. 특히 생보사들은 선심사 시스템 도입을 통해 가입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기존에 생보사 보험을 가입하려면 먼저 가입 청약을 하고 심사를 진행하는 '선청약 후심사' 시스템을 따라야 했다. 심사 결과를 기다리기까지 2~3일 이상 시간이 걸리고 가입이 불가한 경우 다시 진행해야 하는 등 불편했다.

하지만 선심사로 진행하면 해당 고객이 가입 가능한 보험이 무엇인지 먼저 파악하고 그 안에서 선택하기 때문에 간편하고 가입시간이 줄어든다. 고객뿐 아니라 설계사도 더 편해진다.

고객 입장에서도 선심사 시스템 도입을 통해 기존보다 간편하고 빠르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인수 거절 시 발생할 수 있는 보험사와의 갈등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어 호응이 좋다. 설계사들도 선심사로 복잡했던 절차가 줄어들면서 가입 가능한 고객을 선별하는 게 더 용이해졌다.

보험업계에서 선심사 시스템은 상품구조 차이로 인해 주로 손해보험사들이 활용해 왔으나 제3보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생보사들도 선심사 시스템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수십 개의 특약 중 필요한 보장을 선택하는 방식의 상품이 대부분인 손보사들과 달리 주로 다루는 보험 상품이 통합적으로 보장하는 큰 상품들인 생보사들은 가입 편의성 측면에서 뒤처지는 경향이 있었다.

보험사 관계자는 "후심사 개념이 정착되어 있던 생보사들은 그간 번거로운 부분이 있었다"며 "선심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미리 병력 확인을 통해 가입 여부 절차만 따지는 등 편의성을 높이면서 반응이 조금씩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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