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중국의 생산 감축이 불황의 터널을 지나고 있는 국내 철강업계에 반등의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137개 제철소들의 8월 초 철근 생산량은 169만톤으로 전주 대비 약 15% 급감했다. 중국 247개사 수익률이 2016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감산이 불가피해진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산 철근의 대리점 유통가는 지난해 90만원대 수준에서 9일 기준 77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건설 경기 부진과 중국산 저가 제품 증가로 재고가 쌓인 영향이다. 지난달 말 74만원대에서 소폭 상승했지만 수요 회복과 연결짓기는 무리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국내 철강사들이 철근 생산이 줄이는 상황에서 중국발 감산 소식이 가뭄에 단 비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돈다. 국내 업체들의 철근 생산량은 지난 3월 73만7000톤에서 4월 71만톤, 5월 68만3000톤, 6월 65만7000톤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부터 야간에만 전기로를 가동 중이다. 현대제철의 경우 지난 2월 시작한 인천공장 보수 작업이 지붕공사 등으로 예상보다 지연되며 평년 대비 생산량이 줄었다. 포스코는 수리 기간을 조정하는 등 탄력 운영으로 대응 중이다.

건설 업황도 나아지지 않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9일 발표한 8월 월간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건축 공사가 끝난 사업장이 늘면서 건설기성과 취업자 수가 함께 위축됐으며 당분간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 감산을 두고 마냥 '장맛빛 미래'를 그리는 것은 시기상조란 분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을 줄였다고는 하지만 설비가 남아 있는 만큼 언제 다시 생산량을 확 늘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중국이 감산에 나서면 저가 수출이 줄고 가격이 떨어질 만큼 떨어졌다는 판단이 들면 다시 올라설 수 있다”면서도 “판단을 하기는 아직 이르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등 수익성 확보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기능성 제품, 고부가제품 쪽으로 많이 특화하면서 판매 단가를 높이는 식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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