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 집단행동 없어…코로나19 확산·온라인중계 등 영향
갤럭시S22 'GOS 사태' 관련 사업 계획 묻는 질문 많아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16일 오전 8시30분. 삼성전자의 53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리는 경기 수원컨벤션센터 앞. 예년과 달리 주주총회장 앞에서 큰 목소리를 내는 시민사회단체와 개인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코로나19의 확산과 함께 지난해부터 시작한 온라인 주주총회 중계가 주총장 앞 분위기를 바꿔놨다. 다만 이날 주총장 앞에는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사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 철회를 요구하고 있었다.
노조는 최근 '갤럭시S22' 시리즈의 '게임 옵티마이징 서비스(GOS)' 논란을 언급하며 노 사장이 MX사업부를 화형식에 처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임금교섭을 위해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대화를 앞두고 있다.
주총 현장에선 최근 갤럭시S22 GOS 논란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계획을 묻는 질문이 많았다. 최근 20~30대 주주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주주 숫자는 약 504만명(2021년말 보통주 기준)이다. 2020년말 214만명보다 약 136% 늘었으며 특히 젊은 주주들이 많아졌다.
GOS 논란과 관련해 직접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한 주주의 질문에 주총 의장으로 나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연단 앞으로 나와 머리를 숙였다. DX부문장인 한 부회장은 "관련 주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처음부터 고객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갤럭시S22에 들어간 GOS 기능의 강제성을 풀기 위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다. GOS는 게임 실행 시 발열과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해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성능을 조절하는 기능이다.
한 부회장은 "게임을 할 때 CPU와 GPU 성능을 제한해 일관성있는 성능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도였지만 처음부터 최상의 성능을 요구하는 고객 목소리가 많았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갤럭시S22 사용자의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스마트폰 발열을 제어할 수 없게 돼 저온 화상 등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느냐는 질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부회장은 "CPU, GPU 성능 클럭 제한을 풀더라도 온도 제어 알고리즘을 최적화해 안정성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단말 정책이 바뀌더라도 사용자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GOS 논란이 삼성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지적에 대해 한 부회장은 "앞으로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삼성전자의 대응책을 묻는 질문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한 부회장은 "러시아에 대한 삼성전자의 제품 공급은 중단한 상태"라며 "우크라이나의 고통 경감을 위해 600만달러 규모의 지원을 통해 국제사회 지원에 동참하고 있다"고 했다.
반도체 사업과 관련해 5나노 이하 선단공정의 수율이 낮은데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지적도 있었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파운드리 수율 이슈, GOS 논란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DS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은 공정이 미세화할수록 공정 복잡도가 증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5나노 이하는 물리적 한계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초기 램프업하는데 시간이 소요됐지만 점진적인 개선을 통해 안정화되고 있다"며 "수율 개선과 웨이퍼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수익성과 공급 물량을 동시에 개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이날 주주총회장에서는 회사와 주주간 잡음이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앞서 올해 삼성전자 주총은 주가 하락과 GOS 사태 등이 얽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막상 주주총회는 뿔난 개인투자자들의 일촉즉발 상황없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RB)의 긴축 기조 등 영향으로 최근 7만원선이 무너졌다.
예년과 달리 삼성전자의 사회적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많지 않았다. 그간 삼성전자의 주총은 노사 문제가 극단적으로 표출되는 장이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수원컨벤션센터 3층(3040㎡)과 1층(7877㎡)을 모두 대관해 최대한 많은 주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총이 열리기 전인 지난 10일부터 준비기간 6일 내내 컨벤션센터를 매일 방역 소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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