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여파, 운용자산 감소에 자본확충 이자 부담까지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1000조원을 바라보던 생명보험사의 총자산이 지난해 12월에서 올해 1월 한달사이에만 16조원 이상 증발했다. 생보사의 자산 급감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유가증권 자산의 감소 영향이 크다.
내년 새국제회계기준(IRF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이하 ‘킥스’) 도입을 앞두고 적극적인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보험사들은 금리인상 여파로 이자부담과 운용자산 감소까지 이중고가 이어질 전망이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전체 생보사 총자산은 976조1479억원으로 한달 전인 지난해 12월 992조4043억원 대비 1.6% 감소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 한달사이 자산 16조2564억원이 증발한 것이다.
자산이 감소하면선 보험사 이익에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는 운용자사는 올해 기준 1월 764조727억원으로 지난해 12월 대비 2.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운용자산의 비중은 78.3%로 0.5% 줄었다.
반면, 비운용자산은 보험미수금, 선급금 등의 증가로 오히려 증가했다. 지난 1월 기준 비운용자산은 26조798억원으로 전월 대비 7.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비운용자산의 비중도 2.7%로 0.3% 늘었다.
운용자산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가증권 자산이 크게 줄었다. 올해 1월 유가증권은 588조7302억원으로 지난해 600조8326억원 대비 12조1024억원, 2% 감소했다. 유가증권의 감소액은 전체 자산 감소액의 74.5%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주식 5.2%, 회사채 3%, 수익증권 2.1%, 외화유가증권 2%, 국공채 1.2%가 줄었다.
자산규모는 작지만 현금 및 예치금은 급감했다. 지난 1월 현금 및 예치금은 8조7936억원으로 한달 전인 지난해 말 13조9668억원 대비 37%, 5조1732억원 이나 줄었다.
올해 1월 보험사의 자산 급감은 기준금리 인상 여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해 8월 사상 최저 수준이던 연 0.5%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인상한데 이어 지난해 11월 0.75%에서 1%로 다시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 결과 지난해 8월 전체 보험사의 총자산는 990조6083억원에서 10월 969조3982억원으로 2.1%, 21조2101억원이 급감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 생보사 자산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1월 기준금리가 1.25%로 0.25%포인트 또 다시 인상하면서 보험사의 자산이 급감한 것이다.
문제는 생보사의 자산 감소세가 길게는 상반기 내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14일 인상된 기준금리 1.5%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고, 내년 IFRS17 및 킥스 도입을 앞두고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는 보험사들이 RBC 관리를 위해 유가증권 자산 등을 처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보험사의 자본확충 규모는 커지고 이자부담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동시에 유가증권 등의 가치는 오히려 하락하고 있어 보험사의 자산운영 어려움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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