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싶다’와 어린이보험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동시에 OECD에서도 가장 낮았다. 한국의 출산율은 2015년 1.24명을 기록한 이후 매년 하락하고 있고, 2018년 처음으로 0.98명으로 들어선 이후 2020년 0.84명까지 떨어졌고 지난해는 0.81명을 기록했다.
한국의 명확한 저출산 기조와는 반대로 보험사들 사이에서는 어린이보험 판매 경쟁이 치열하다. 어린이보험은 일반적으로 피보험자가 어린이고 보험계약자는 부모님인 보험으로 특약형식으로 임신 단계의 태아도 가입이 가능하고 상품에 따라서는 30대 성인도 가입이 가능한 상품이다.
올해 어린이보험 경쟁에 본격적으로 불을 붙인 것을 KB손해보험이다. KB손보가 지난 2월 내놓은 ‘KB금쪽 같은 자녀보험’은 출시 한달만에 판매건수 1만7000여건, 매출액 13억5000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전체 판매건수와 매출액 대비에 2배에 육박하는 판매고를 기록했다.
이에 어린이보험 시장 점유율에서 압도적 1위 현대해상은 위험담보 3종을 새롭게 선보이며 보장 강화에 나섰고, 메리츠화재도 그동안 가입이 까다로웠던 입덧, 다태아, 쌍태아 중 1명 사산, 산모 천식, 산모 부정맥 등에 대한 인수기준을 대폭 완화하며 어린이보험 판매 경쟁에 뛰어들었다.
역대 최저 출산율에도 불구하고 보험사들이 어린이보험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포화된 보험영업 시장에서 그나마 어린이보험은 신규 고객이 계속 발생하는 시장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부모들은 외동자녀가 태아 때부터 영유아, 성장기, 청소년기를 지나 심지어 성인이 되서까지 최고의 것들로 채워주고 싶은 부모들의 욕망 때문이다.
지난달 이런 부모들의 욕망을 다룬 영화 한편이 개봉했다. 영화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다.
이 영화는 명문 한음국제중학교 학생 ‘김건우’가 같은 반 친구 4명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남긴 채, 의식불명 상태로 호숫가에서 발견되면서 시작된다. 편지에 적힌 4명의 친구는 병원 이사장 아들 ‘도윤재’, 전직 경찰청장 손자 ‘박규범’, 한음국제중학교 교사 아들 ‘정이든’ 그리고, 변호사 ‘강호창’의 아들 ‘강한결’이다. 김건우는 이들의 괴롭힘 때문에 자살을 시도했고, 이들의 부모들은 자신의 권력과 재력을 이용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한다.
그동안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다루는 영화들의 대부분은 정신분석학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이론을 활용해 부모를 욕망하는 자녀, 특히 아버지에 대한 욕망으로 비정상적인 자녀들의 행위 등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자녀들은 부모에게 큰 욕망이 없다. 오로지 부모만 자녀를 욕망한다.
이 영화의 포스터에는 ‘자식이 괴물이 되면, 부모는 악마가 된다’는 문구가 써있다. 그러나 영화는 자식이 왜 괴물이 됐는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다만, 너무나도 교양있었던 부모들의 얼굴이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악마로 변해간다. 영화는 부모들의 얼굴 이면의 악마 같은 민낯을 파헤치는데 집중한다.
우리 사회 누구도 이기심이 만든 이 괴물과 악마에게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는 다 누군가의 자녀고, 누군가의 부모기 때문이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라는 말이 있다. 거울을 보자. 당신의 민낯은 안녕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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