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부터 실적 하락 불가피...매출 반토막 전망
기업 성장성 주목...코로나19 없어도 성장세 높아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가 안내를 받고 있다. 이날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올 때 입국 전 시행하는 코로나19 검사로 PCR(유전자증폭) 검사 이외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도 인정된다. Ⓒ연합뉴스
2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해외 입국자가 안내를 받고 있다. 이날부터 해외에서 국내로 들어올 때 입국 전 시행하는 코로나19 검사로 PCR(유전자증폭) 검사 이외에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RAT)도 인정된다.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코로나19가 막바지로 달려가면서 주가 폭락을 이어가고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주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또 다른 성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와 같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가 추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진단키트 대장주 격인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주가가 지난 2월 8만1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내림세를 이어가 현재 4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다. 에스디바이오센서 주가의 역대 최저점은 4만400원이다.

‘Allplex™ SARS-CoV-2 fast PCR Assay’. 사진=씨젠
‘Allplex™ SARS-CoV-2 fast PCR Assay’. 사진=씨젠

또 다른 진단키트 대장주로 평가받는 씨젠은 하락세가 더 가팔랐다. 씨젠의 주가는 코로나19 대유행 초창기인 2020년도 3월 16만1926원까지 급상승했지만 이달 초 3만7000원까지 떨어졌다. 현재는 4만원대 초반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외에 랩지노믹스와 피씨엘, 휴마시스, 수젠텍 등 중소형 진단키트 관련주들도 상황은 유사하다.

진단키트주들이 엔데믹 영향으로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현실이 반영되는 모습이다. 다만, 아직 코로나19 상황이 완전 종결이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일정 수준의 수익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은 남아 있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관련 시장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맞지만,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일정 수준 수요를 보일 것이다"라며 "진단키트 회사들도 이를 인지하고 관련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STANDARD Q. 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에스디바이오센서 STANDARD Q. 사진=에스디바이오센서 홈페이지

실제 증권가에서도 사실상 올해 1분기까지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혜의 마지막 시기로 보고 있다. 진단키트 판매량이 지난 4월부터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2분기부터는 실적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별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굳이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아니더라도 최근 글로벌 확산세가 커지고 있는 원숭이두창 등 질병 검사, 유전자 검사 등 진단키트 수요는 적정 수준에서 꾸준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19 이전에도 관련 시장은 20~30%의 연 성장이 기대되는 유망한 사업군이었다.

진단키트 기업들도 이에 대비해 오랜 시간 준비해왔다. 대표적으로 씨젠은 'Non-COVID' 사업 육성에 한창이다. 매출도 지난해 1분기 259억원에서 올해 373억원까지 증가하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 

한송협 대신증권 연구원은 "씨젠은 3월 이후 코로나19 매출이 감소해 2~3분기까지의 실적은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씨젠은 코로나19 이전부터 관련 진단시약 사업부의 연간 매출성장률이 20% 수준을 보여줬다"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위해 준비 중인 사업들이 성공적으로 실현된다며 높은 성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로 벌어들인 막대한 이익을 통해 진단업체들이 사업 확장이나 R&D(기술개발)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을 키우기 위해 진행됐던 투자나 기업 확장 등이 향후 부담요소로 다가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진단키트주들은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 잔치를 벌였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1분기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17.75% 증가한 1조3884억원, 영업이익은 6.87% 늘어난 619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또 씨젠도 매출 4515억원을 기록하면서 분기 기록을 갈아치웠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에스디바이오센서와 씨젠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는 각각 970억원, 3083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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