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CXO연구소 2020·2021년 분석결과
대우건설 품은 중흥건설 고용증가율 1위

1년새 직원이 3만명 가까이 늘면서 쿠팡이 ‘고용창출의 큰손’이 됐다. 사진은 지난 5월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연합뉴스
1년새 직원이 3만명 가까이 늘면서 쿠팡이 ‘고용창출의 큰손’이 됐다. 사진은 지난 5월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민병무 기자] 쿠팡이 공격적인 투자에 힘입어 ‘고용창출의 큰손’이 됐다. 1년새 직원수가 무려 3만명 가까이 늘면서 국내 대기업 집단(그룹) 중 최다 고용 증가를 기록했다. 잇따른 전국 대구모 물류센터 오픈과 '쿠친(쿠팡친구)'으로 불리는 배송인원 확대에 따른 증가다.

대우건설을 품은 중흥건설은 1년새 고용 증가율이 400%를 넘어 대기업 그룹 중 가장 높았다. 또 지난해 기준 최다 고용 그룹은 26만6800명 이상을 책임진 삼성이었고, 단일 기업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직원수 10만명 클럽에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76개 그룹 대상 2020년~2021년 고용 변동 분석’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지정한 자산 5조원이 넘는 76개 대기업 집단이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올해 공정위가 지정한 76개 대기업 집단내 국내 계열사는 2886곳인데, 이 중 고용 인원이 1명 이상 기재된 곳은 2328곳으로 집계됐다. 2300곳이 넘는 기업의 2020년 기준 전체 직원수는 163만5230명이었다. 작년에는 169만8970명으로 1년새 6만3740명으로 3.9% 수준으로 고용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 한해 파악된 76개 그룹 전체 고용 규모는 작년 12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수 1455만33명의 11.7% 수준이었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국내 고용 인원의 90% 정도는 76개 대기업 집단을 벗어난 중견기업과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등에서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76개 그룹 중 최근 1년새 직원 수가 증가한 곳은 42곳이었고, 25곳은 감소세를 보였다. 9곳은 올해 대기업 집단으로 신규 편입돼 2020년 고용 인원을 파악하기 어렵거나 직원수 변동이 없었다.

직원 일자리가 늘어난 42곳 중에서도 고용을 가장 많이 한 그룹은 쿠팡인 것으로 확인됐다. 쿠팡 그룹은 지난 2020년 4만3402명이던 것에서 작년에는 7만2763명으로 1년만에 고용 인원이 2만9361명이나 늘었다. 이는 76개 그룹에서 최근 1년새 늘린 6만3700여명의 46.1%에 해당하는 높은 비중이다. 작년 한해 대기업 그룹 고용 증가 인원 중 상당수를 쿠팡에서 책임진 셈이다. 쿠팡은 지난해 인건비로만 4조7230억원을 썼는데 이는 작년 매출(20조8813억원)의 20%를 넘는 수치다. 쿠팡은 계속되는 적자로 인건비 부담이 크지만 고용창출을 계속해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쿠팡 다음으로는 현대자동차 그룹이 8027명(2020년 16만 6925명→2021년 17만 4962명)이나 직원을 늘렸다. 중흥건설은 2020년 기준 1500명대 수준에 불과하던 그룹 인원을 작년에는 8401명으로 1년새 6865명이나 직원수가 급증했다. 여기에는 대우건설을 품으면서 그룹 전체 고용 규모도 1만명에 바짝 다가섰다. 이어 삼성(4728명↑), 신세계(4431명↑), LG(4158명↑), 카카오(3967명↑), SK(2596명↑), 현대중공업(2449명↑), 네이버(1795명↑) 순으로 최근 1년 새 고용을 많이 늘린 상위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와 달리 1000명 넘게 그룹 직원수가 감소한 곳은 7곳으로 파악됐다. 두산은 2020년 기준 1만4987명에서 작년에는 1만670명으로, 1년새 4317명이나 직원수가 줄었다. 이어 효성(2481명↓), 한진(2034명↓), 이랜드(1878명↓), KT(1734명↓), 금호아시아나(1242명↓), 아모레퍼시픽(1082명↓) 등도 2020년 대비 2021년에 1000명 넘게 직원들이 회사를 떠났다.

2300곳이 넘는 계열사 고용 현황을 규모별로 살펴보면 작년 기준 직원수가 1만명이 넘는 고용 1만명 클럽에는 28곳(1.2%)이 가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전년도 30곳보다 2곳 적어진 숫자다. 현대해상(1만214명→9557명)과 대우조선해양(1만518명→9741명)은 작년 기준 그룹 고용 1만명 클럽에서 탈락했다.

고용 1만명 클럽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10만9253명으로 단일 기업 중 유일하게 직원 수가 10만명을 넘어섰다. 이어 현대자동차(7만1880명), 쿠팡풀필먼트서비스(4만6306명), LG전자(3만8388명), 기아(3만5120명)가 고용 톱5에 포함됐다. 특히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지난 2020년 1만9962명에서 1년새 2만6644명이나 일자리가 많아지며 쿠팡 그룹의 고용 증가에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이외 6위 SK하이닉스(2만9641명), 7위 LG디스플레이(2만8313명), 8위 이마트(2만8000명), 9위 쿠팡주식회사(2만5188명), 10 롯데쇼핑(2만3157명) 순으로 작년 기준 고용 규모가 큰 상위 10개 대기업군에 꼽혔다.

고용 5000명~1만명 사이는 39곳(1.7%), 1000~5000명 209곳(9%), 300~1000명 313곳(13,4%)이었고, 10명 미만은 542곳(23.3%)로 가장 많았다. 고용 규모가 10명 미만인 곳 중에서도 140곳은 직원수가 단 1명만 재직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30~100명 사이는 447곳(19.2%)으로 비교적 많은 편에 속했다.

그룹별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고용 증가율로 보면 대우건설을 품은 중흥건설이 446.9%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쿠팡(67.1%)을 포함해 호반건설(61.7%)과 아이에스지주(59.3%)로 50%를 훌쩍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호반건설은 2468명에서 3990명으로, 아이에스지주는 1577명에서 2512명으로 2020년 대비 2021년 그룹 직원 수가 늘었다.

작년 기준 그룹 전체 고용 규모별 순위는 삼성이 26만6854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대차(17만4952명), LG(15만8791명), SK(11만7438명) 그룹은 고용 10만명을 넘겼다. 그 다음으로 롯데(8만3179명), 쿠팡(7만2763명), 신세계(7만2446명), KT(5만8049명), CJ(5만2931명), 한화(4만2378명) 그룹이 고용 규모 순으로 톱10에 속했다.

이중 국내 고용 1위 그룹 삼성은 지난 2011년 기준 국내 계열사 전체 직원 수가 25만8813명이었는데, 2년 후인 2013년에 26만2865명으로 처음으로 고용 26만명대에 진입했다. 이어 2014년에 26만5324명까지 증가했지만, 2016년에는 24만1797명으로 24만명대로 그룹 내 고용 규모가 작아졌다. 이후로 5년 연속 고용 상승세를 보이다 작년에는 26만6854명으로 최근 10년중 가장 많은 직원 수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2013년에 그룹 고용 규모가 26만 명대에 진입한 이후로 작년까지 9년째 그룹 고용 규모가 27만명대 진입하지 못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대기업들이 과거부터 대규모 채용 규모 계획을 지속 발표해왔지만 신규 채용을 크게 늘리는 뒷면으로 기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증가해 실질적인 고용 규모는 크게 늘고 있지 않고 있다”며 “국내 경영 환경에서 향후 국내 고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려면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보다는 IT를 기반으로 하는 물류 및 유통, 서비스 업종과 함께 신규 사업 등에서 직원수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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