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난성 대자보 붙인 李 지지자, 홍영표 찾아가 사과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자신의 강성 지지층이 당내 ‘이재명 책임론’을 띄운 인사들을 향해 ‘문자폭탄’을 보내거나 ‘인신공격 대자보’를 붙인 활동을 한 것에 대해 “도움은커녕 해가 된다”면서 자제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선 직후 이재명의 동료들이 보여준 권리당원 입당, 좋은 정치인 후원, 문자폭탄 아닌 격려 하기 등은 새로운 정치문화로 각광받았다”며 “그런데 사실에 기초한 토론과 비판 설득을 넘어, ‘이재명 지지자’의 이름으로 모욕적 언사, 문자폭탄 같은 억압적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이재명 지지’ 옷을 입고 행패를 부리다 고발된 신종 흑색선전 수법이 나타났는데, 이것만 보아도 비호감 지지활동이 저는 물론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은커녕 해가 됨을 알 수 있다”며 “입장이 다르면 존중하고 문제점은 정중하게 합리적으로 지적하며 자신의 입장을 잘 설명하는 것이 오히려 공감을 확대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또 “앞으로는 좋은 정치인들에게 후원을 더 해 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잠시 들었다”며 “민주당의 권리당원을 한 명이라도 더 늘리고 민주당의 가치를 한 사람에게라도 더 알리는 것이 여러분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더 효율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당부했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 의원의 강성 지지자들이 친문(친문재인)계 유력 당권 주자들을 겨냥해 연일 문자폭탄 등의 공세하며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이 의원과 당권을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있는 홍영표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 “치매가 아닌지 걱정된다”는 3m 길이의 비난성 대자보가 붙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강성 지지자들, 팬덤들은 일단 사실에 기초하지 않고 의도적 좌표찍기를 통해 공격한다. 인신공격 정도가 아니라 협박”이라며 “상당히 조직적이고 배후가 있다고 본다”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사실상 ‘배후’로 이 의원을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홍 의원 사무실 앞에 이 같은 대자보를 붙인 이 의원의 지지자는 이날 홍 의원의 사무실에 찾아가 사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명(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남국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홍영표 의원 지역사무실에 대자보를 붙이셨던 지지자분께서 사과하러 직접 사무실을 찾으셨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전국에 보도까지 된 일이라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일인데 사과하러 가실 줄은 정말 전혀 예상 못 했다"면서 "거기다가 이렇게 빠르게 찾아뵙고, 꽃다발까지 사서 가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모습에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역 보좌관님과 1시간 이상 여러 이야기를 나누셨다고 하니까 그 진심이 전해졌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었을 텐데도 큰 용기를 내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민주, 이재명 ‘당대표 출마’ 두고 설왕설래 “당선유력” vs “불출마해야”
- 친문 홍영표 “이재명 지지자들 공격, 조직적 배후 있어”
- 이재명, 선거 패배 책임론에 “낮은 자세로 겸허히 듣는 중”
- 이재명·안철수, 국회 첫 출근...‘당권 도전’ 메시지 내놓을까
- 민주당, '이재명 책임론' 두고 내부 분열 조짐
- 이재명 방어 나선 이수진 “민주 구태 정치인들, 마녀사냥 말라”
- 친문, 연일 ‘李 책임론’ 거론...“비판 자제한 것 후회스러워”
- 민주당 비대위 총사퇴..."6·1 지방선거 참패 책임"
- “이재명 살리자고 민주당 죽었다”...야권 내 ‘李 책임론’ 확산
- “눈깔 뽑고 XX통 뽀개” “이재명 해코지만 해봐라”...비명계 향한 문자폭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