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호 "李 책임론 거론 전에 촛불정권 5년만에 넘겨준 사실 생각하라"
민주, 오후 2시 국회의원·당무위 연석회의...차기 지도부 놓고 격론 예상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6·1 지방선거 참패로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한 가운데 친문(친 문재인)계에서 선거 패배의 책임을 놓고 연일 ‘이재명 책임론’을 띄우며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향후 총선 공천권이 달린 차기 당권을 놓고 친문계와 친명(친 이재명)계 사이의 전운은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친문계로 분류되는 고민정·김종민·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폈다.
김종민 의원은 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지방선거가 어떻게 보면 민주당으로서는 정말 참사가 됐다”면서 "이번 지방선거가 우리 민주당으로서는 정말 참사가 됐는데 가장 큰 원인이 이재명, 송영길 두 분이 한 달 만에 출마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질타했다.
그는 “대선 때 진 패장 후보가 한 달도 채 안 돼서 다른 선거에 나가고 ‘선거를 이끌어서 죄송하다’고 사퇴한 당대표가 다시 선거에 나간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적 상식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에 대해선 “만약 이 의원이 안 나가려 했는데 당에서 억지로 당을 위해 해달라고 결정했다면 결정한 분들이 책임지면 된다”면서도 “그렇지 않고 이 의원이 본인 욕심 때문이든 오판 때문이든 했다면 본인이 책임지는 게 맞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통령 선거에서 졌으면 적어도 몇 달 자숙하고 성찰하면서 선거의 의미를 존중해줘야 한다”며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졌고 그걸 주도한 이 의원과 송 전 대표가 다시 당의 전면에 나서면 민주당이 국민들한테 더 큰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에둘러 당권 도전 포기를 권했다.
홍영표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선 참패와 관련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며 "깜짝 놀랄 정도로 명확하게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에 대한 심판을 한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략공천위원회에서 사실상 컷오프를 시켰는데 저도 그 과정을 잘 모르겠지만 누군가의 영향력에 의해서 하루아침에 다시 없던 일이 됐다"며 "비상대책위원회도 어느 날 밀실에서 누가 임명하듯이 다 해서 구성했다.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기는 했지만 통보하는 과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여기서 ‘누군가’는 사실상 이 위원장을 저격한 것으로 보인다.
이 위원장의 당권 도전 여부를 놓고는 "지방선거의 평가가 중요하다. '절반의 승리다', 그리고 '민주당에는 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나올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우리 당원이나 국민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좀 더 봐야 된다"며 "상식적으로 판단하리라 믿는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내놨다. 홍 의원은 차기 당대표 주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고민정 의원은 전날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이재명 민주당 의원의 선택에 대해 당내에서 저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던 바가 있었다"며 "그런 모습들이 내부에서는 치열하게 하되 바깥으로 나가는 것이 과연 당에게 옳은 것일까라는 판단 때문에 자제해왔는데 그게 조금 후회스럽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이 위원장의 인천 계양을 출마를 두고 "계양을에 나감으로 인해서 묶여버리는 역효과가 나버렸다"며 "만약 거기 묶이지 않았다면 오히려 전국 선거판을 좀 더 적극적으로 리드할 수 있었을 텐데 전략의 실패라는 생각은 든다"고도 했다
다만 이 위원장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에 반발해 친명계에선 ‘친문 책임론’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당권을 둘러싼 극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이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위원장에 대해 “앞으로 당의 개혁을 이끌고,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현재 당을 개혁하고 이끌어갈 인물이 이 의원 말고 누가 있느냐”고 했다.
친문계를 향해선 “이 의원이 당대표로 선거를 이끈 것도 아니고 당을 운영한 적도 없다”면서 “각자 지난 문재인 정권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재명 책임론을 얘기하기 전에 국민이 만들어준 촛불 정권을 5년 만에 넘겨줬다는 사실을 생각해야 한다”며 친문 책임론을 강조했다.
한때 친문계로 분류됐으나 지난 대선 당시 이 위원장을 공개 지지하고 나섰던 손혜원 전 의원은 전날(2일) ‘이재명 책임론’에 가세했던 이낙연 전 대표를 겨냥 "민주당 패배는 바로 당신, 이낙연으로부터 시작된 것. 본인만 모르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친명계 핵심은 ‘7인회’ 중 한명인 문진석 의원도 이날 "대통령 취임 23일 만에 치루는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생각하는 자체가 오만한 것"이라며 "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이 살아 오셔서 총괄 선대위장 하셨다고 한들 결과는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 위원장을 감쌌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의원·당무위원회 연석회의를 열고 6·1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당 쇄신 방향·차기 지도부 구성 등의 수습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차기 지도부 구성을 놓고는 치열한 격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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