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쉬운 부분 있어"...유승민 "우리 국익에 어떻게 도움되는지 설명해야"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여권 내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결국 방한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을 직접 만나지 않은 것을 두고 “만났어야 했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국 눈치를 보느라 직접 만남을 회피한 것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었느냐는 지적이다. 휴가 중이었던 윤 대통령은 회동 일정을 번복하다 펠로시와 전화 회담만 가졌다.

이를 두고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오전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정책 포럼에서 '기후변화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언급했다.

나 전 의원은 강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던 때 한미동맹을 강화한다고 말하니까 중국에서 먼저 시진핑과의 통화 회담을 요청해왔다”며 ‘한미 동맹’과 ‘경제 안보’를 강조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가 계속됐으면 경제 안보, 가치 외교의 시대에 미국과 중국 사이서 줄타기만 하다 아무것도 못 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같은날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과의 전화 회담 이유로 ‘우리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 말한 것에 대해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미국 의회의 대표를 패싱한 것이 어찌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펠로시 의장을 만난 외국의 정상들은 자신들의 국익을 해치려고 만났다는 말이냐”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중국 관영매체가 윤 대통령의 ‘펠로시 패싱’을 두고 예의 바른 결정이라고 칭찬했다”며 “‘중국에게 예의 바른 결정’이 어떻게 우리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유 전 의원은 “최상의 한미동맹으로 국가 안보를 사수하는 것이 모든 일의 근본이고, 그 위에 중국과 호혜의 원칙으로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이라며 “미국에 사대(事大)하자는 게 아니라, 미국의 힘을 이용해서 우리의 국익을 지키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중 사이에서 양다리 전략이 과연 통하겠느냐”면서 “이슈에 따라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기회주의는 통하지 않는다. 미국도 중국도 바보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과거 진보정권의 ‘균형자 외교’는 양쪽 모두에게 버림받을 수 있는 위험이 늘 있었다”면서 “외교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동맹과 동반자를 뒤섞어 동맹과 동반자를 모두 잃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유 전 의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을 만나야 한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동맹국 미국의 의회 일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학로 연극을 보고 뒤풀이까지 하면서 미 의회의 대표를 만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냐"고 비판한 바 있다.

한편 방한을 마친 펠로시 의장은 윤 대통령과의 전화 회담에 대해 “기뻤다”며 “각 의원들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진전시키기 위한 지속적인 협력 분야들을 강조하면서 윤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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