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광물 가격 하락세…니켈 고점 대비 11.2%↓
주력 NCM 배터리 원가 절감·경쟁력 제고 기대

사진=삼성SDI
사진=삼성SDI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가격 경쟁력 제고와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국제 니켈 가격은 지난 10일 기준 t당 2만7700달러로 전월 대비 약 4% 하락했다. 지난해 말 3만425달러에서 새해 첫 거래일인 지난 3일 3만1200달러까지 오르며 3개월 새 40%이상 급등하던 가격이 고점 대비 11.2% 하락 반전하며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배터리 양극재 성능을 좌우하는 니켈은 함량이 많을수록 에너지 밀도가 개선돼 전기차 주행거리 향상 등에 유리하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은 니켈 함량이 높은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를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어 니켈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과 이익률 개선이 기대된다. 원자재 가격은 통상적으로 2~3개월 이후부터 판매 가격에 반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켈뿐 아니라 코발트, 리튬 등 망간을 제외한 다른 원자재 가격도 하락세다. 가장 비싼 광물인 코발트는 지난해 말 5만1515달러에서 4만8550달러까지 전월 대비 5.72% 내렸으며 리튬은 452.5달러로 같은 기간 13.09% 떨어졌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1440원까지 급등했던 원·달러 환율이 최근 1200원대 중반으로 내리면서 국내 기업의 원자재 수입 비용 부담은 한층 더 줄어들 수 있게 됐다.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과 경쟁하는 중국 배터리 업계는 니켈이 함유되지 않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NCM 대비 제조원가가 저렴한 LFP 배터리는 테슬라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전기차 채택 비중이 커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 입장에서는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생산단가의 약 30~40%를 차지하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성능을 확보할 수 있으면 LFP 배터리 채택이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LFP는 NCM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떨어지지만 지속적인 성능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며 안정성이 높아 화재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인식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 SK온 등 국내 기업들도 LFP 배터리 생산에 시동을 건 상태다.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영향력을 키우면서 국내 기업들의 입지도 위협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1월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CATL, BYD 등 중국 기업들이 총 60.5%를 차지, 국내 3사 합계 점유율 23.1%를 압도했다. 특히 전년도 점유율 2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BYD에 밀려 3위로 내려앉았다.

최근의 니켈 가격 하락이 국내 배터리사들의 가격 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중국 기업들도 리튬 가격 하락으로 비용을 이점을 상당히 볼 수 있는 만큼 상대적 경쟁우위 제고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국내 배터리업계는 이 같은 광물 가격 변동성 위험을 줄이고자 원자재 기업과 장기공급 계약을 맺고 가격연동제를 도입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며 니켈 등 원자재 생산지 투자를 통한 안정적 공급망 확보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세계 니켈 매장량 1위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니켈 광산 회사 안탐 등과 90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밸류체인 구축 협약을 체결했으며 SK온은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 중국 전구체 생산기업 거린메이와 인도네시아 니켈 중간재 생산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삼성SDI는 2020년 호주 QPM과 일정 기간 동안 매년 니켈 6000만t을 미리 정해진 가격에 구매하는 상품스왑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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