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글로벌 점유율 12.3%로 전년도보다 한단계 하락
LFP 앞세운 중국 공세에 시설투자 늘리며 대응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업계의 위상이 중국의 공세에 흔들리는 모양새다. 중국 업체들과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5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배터리 사용량 집계 결과 중국 CATL과 BYD가 각각 점유율 37.1%, 13.6%로 1·2위를 차지했다. 전년도 2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점유율 12.3%를 기록하며 3위로 밀려났다.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사용량은 54.8GWh로 전년 동기대비 9.7% 증가했지만 점유율은 7.3%포인트(p) 하락했다. SK온의 배터리 사용량은 같은 기간 72.0% 증가한 26.1GWh를 기록했지만 점유율 5.9%(0.1%p 감소)로 5위에 머물렀고, 6위에 자리한 삼성SDI는 배터리 사용량이 74.9% 늘어난 22.1GWh를 기록하며 점유율 5.0%를 유지했다. 3사 합계 점유율은 23.1%로 전년 동기(30.4%)보다 7.4%p 하락했다.

중국은 국내 3사를 압도하는 성장세를 기록하며 점유율을 가져갔다. CATL과 BYD의 합계 배터리 사용량은 전년 동기보다 74.7% 늘어난 226.3GWh(기가와트시)로 전 세계 총 사용량 446.0GWh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사용량 기준 CATL은 101.8%, BYD는 168.3%의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CALB, 궈시안, 신왕다 등까지 포함한 중국 업체 점유율의 총합은 전년 48.6%에서 60.5%로 크게 늘었다.

주목할 부분은 그간 내수시장 의존도가 높던 중국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1위 CATL은 지난해 1~9월 기준 중국을 제외하고 배터리 시장 점유율 18.9%로 LG에너지솔루션(30.1%)에 크게 뒤쳐졌지만 최근 테슬라, 포드,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BMW, 스텔란티스, 혼다 등과의 공급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첫 해외 생산거점인 독일 튀링겐주 공장 가동을 시작했으며, 헝가리 데브레첸시에 두 번째 유럽공장 건설 계획도 발표했다. 

글로벌 점유율 순위에서 파나소닉과 LG에너지솔루션을 추월한 BYD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테슬라와 유럽향 폭스바겐, 볼보 등 차량에 대한 공급 증가가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의 약진 배경에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 증가가 있다. LFP 배터리는 국내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가격 경쟁력이 우수해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채택 비중이 늘고 있다.

또 그간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으로부터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받던 테슬라가 CATL과 계약을 체결하며 공급원을 다변화하는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도하던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의 협력 구도에서 중국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배터리 3사는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생산거점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가 지난해 진행한 시설투자 규모는 각각 4조1358억원, SK온 2조3009억원, 삼성SDI 1조6521억원 등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 1·2공장에 이어 3공장 설립에 나섰으며, 이밖에 스텔란티스·혼다와의 합작법인, 오창공장 증설 등을 통해 글로벌 생산능력을 지난해 200GWh에서 2025년 540GWh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지난해 초 발표한 총 투자 규모는 7조원에 달한다.

SK온은 미국 조지아주 2공장 추가. 포드와의 합작법인 블루오벌에 이어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 등 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기존 70GWh에서 291GWh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SDI도 스텔란티스와 합작을 통해 첫 미국 공장 설립에 나섰으며 완성차 업체와의 추가 협력 가능성도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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