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주요 제약사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 같은 전략이 성과로 속속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올 1분기 중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 국내 적응증을 비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에서 1차 치료제로 확대하기 위한 허가 변경을 신청할 예정이다.
렉라자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에 변이가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에 쓰는 치료제다.
렉라자는 2차 치료제로 2021년 7월 출시돼 1차 치료 이후 사용할 수 있는 2차 치료제로만 처방 중이다.
1차 치료제로의 임상 3상 결과는 긍정적이다. 렉라자와 기존 치료제 이레사(성분명 게피티닙)를 비교한 임상 3상 결과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 생존기간(PFS)의 경우 렉라자 투여군은 20.6개월로, 이레사 투여군(9.7개월)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기간은 종양 크기가 더 커지지 않고 생존한 기간을 말한다.
2차 평가지표인 객관적 반응률(ORR)은 렉라자 투여군과 이레사 투여군 모두 76%로, 나타났다. 반응지속 기간(DOR)에 대한 분석 결과에서는 렉라자 투여군은 19.4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8.3개월이었다.
이같은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렉라자가 무리 없이 1차 치료제로 허가를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가 유일하다. 다만, 현재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렉라자는 적응증 허가 변경이 승인되면 급여 적용과 약가 협상 절차를 밟게 된다.
국내 폐암 시장 3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를 감안할 때 렉라자는 적응증 허가 변경 성공시 연간 1000억원 대 매출을 기록하는 의약품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레이저티닙(렉라자)이 1차 치료제로 국내에서 적응증을 확대할 경우 1000억원 이상의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GC녹십자는 연내 미국에서 면역글로불린 제제 신약 ‘알리글로(IVIG-SN 10%)’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알리글로는 혈액의 혈장에서 특정 단백질을 분리·정제해 만든 고농도 면역글로불린 제제로, 현재 FDA의 품목허가 심사가 진행 중이다.
GC녹십자는 지난해 2월 FDA로부터 보안요구서한(CRL)을 수령한 바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충북 청주시 오창 혈액제제 생산시설에 대한 현장 실사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FDA 현장 실사는 올해 상반기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GC녹십자는 실사가 마무리되면 생물의약품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할 예정이다.
미국 IVIG-SN 시장은 2028년까지 약 10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알리글로가 점유율 1%만 확보해도 매출이 1000억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종근당은 연내 국내에 위염 대상 천연물 신약 ‘지텍’을 출시할 예정이다. 지텍은 지난해 7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승인받았다.
지텍은 녹나무과 육계나무의 줄기 껍질을 말린 약재인 육계에 종근당이 자체 개발한 신규추출법을 적용해 위염에 대한 효능을 입증한 천연물 의약품이다.
지텍은 연간 매출 500억원 수준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태기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텍은 올해 상반기에 약가를 받아서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라면서 “지텍의 피크 연 매출액은 500억원 내외로 기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황반변성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루센비에스’를 출시했다. 루센비에스는 제넨텍(로슈 자회사)의 안과 질환 치료제 루센티스 바이오시밀러로 지난해 10월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루센비에스가 매출 100억원 이상을 올릴 것으로 추정했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의 성과가 올해 기대된다.
한미약품은 상반기에만 NASH 후보물질 2개의 2상 결과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은 ‘트리플 아고니스트’와 ‘듀얼 아고니스트’ 2개의 NASH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지난해말 임상 2a상이 종료됐다. 듀얼 아고니스트는 2020년 머크에 기술이전됐다. 긍정적 결과를 바탕으로 하반기 중 임상 2b상 개시가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트리플 아고니스트는 미국과 한국에서 임상 2b상이 진행 중이다. 2분기중 글로벌 2b상 중간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상 결과에 따라 기술 수출 성사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올해 상반기 중 SGLT-2 저해제 기전의 당뇨병 신약 ‘엔블로정’을 출시한다. 엔블로는 국내 36번째 신약으로, 지난해 11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엔블로는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첫 SGLT-2 저해제이기도 하다. SGLT-2 저해제는 신장(콩팥)의 근위세뇨관에 존재하면서 포도당의 재흡수에 관여하는 SGLT-2 수송체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포도당을 직접 소변으로 배출시킴으로써 혈당을 떨어뜨리는 기전의 약이다.
엔블로는 임상 3상에서 기존 SGLT2 저해제의 30분의 1 이하에 불과한 0.3mg만으로 동등한 약효를 증명해냈다.
대웅제약은 엔블로의 출시 이후 3년 누적 매출 목표치를 1000억원으로 설정했다.
자체개발 파이프라인인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의 올해 본격적인 성장세가 기대된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7월 중국에서 나보타 임상3상을 종료하고, 같은 해 12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생물의약품허가를 신청했다. 연내 중국 시장에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펙수클루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약물로, 지난해 7월 출시됐다. 그 후 빠르게 국내에서 성장세를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는 연 매출 600억원까지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하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펙수클루는 월 매출이 40~50억원까지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올해 600억원까지 달성 가능할 것”이라면서 “올해 펙수클루의 영업 안정화와 엔블로 출시로 영입이익률 개선이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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