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오토파일럿·FSD, 4년간 사망 17명에 사고 736건
한국선 TS교통안전공단 부지에 K-City 조성...디지털 트윈 구현도 진행
K-City, 미국 미시건대 M-City와 협약… 가상·실제공간 실험 데이터 공유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지난 4년 간 테슬라 자율주행의 오류로 인한 사망자 수가 17명, 접수된 사고가 736건에 이른 가운데 원인 분석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율주행 기술의 전면 적용이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12일 4년간 테슬라 오토파일럿과 완전자율주행(FSD) 사고가 736건에 달하며 이들 사고로 1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만 424건의 사고가 일어났다.
테슬라 전기차의 오토파일럿과 FSD(Full Self-Driving) 기술은 수퍼카를 능가하는 제로백(시속 0km에서 100km에 이르는데 걸리는 시간)과 함께 테슬라의 전기차를 ‘명품’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종전 인식은 ‘엔진 대신 배터리와 모터로 구동하는 차’ 정도였지만, 테슬라는 배터리로 구동되는 각종 전장 장비를 선보이며 전기차의 개념을 새롭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테슬라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로 자리매김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FSD 기술은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표준에서 2단계에 해당한다.
2단계는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부분 자율주행’ 단계다. 일정한 범위에서 전후진(횡방향)과 조향(종방향)을 운전자가 아닌 시스템이 담당하지만, 운전자가 차량과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언제든지 수동 조작할 준비를 해야한다.
SAE에 따르면 가장 높은 자율주행 기술의 수준은 '완전 자율주행(Full Automation)'이다. 테슬라의 기술이 여기까지 도달하지 않았지만, 사고가 많다는 사실만으로 자율주행에 대해 회의를 불러오고 있다는 게 워싱턴포스트의 지적이다.
실제로 테슬라 CEO 앨런 머스크는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토파일럿 사무실을 폐쇄하고, 350명의 직원 중 229명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비전 팀장은 퇴사했다.
팀장이 구체적인 퇴사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라이다(Lidar) 대신 카메라에 의존하는 기술적 한계 때문에 인명사고를 유발했다는 책임을 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자율주행차의 센서는 ▲장거리 레이더 ▲라이다 ▲카메라 ▲중단거리 레이더 ▲초음파 등으로 구분된다.
레이더는 적외선보다 파장이 긴 전자기파를 이용해 물체를 탐지·추적하는 기술이다. 1980년대 후반 도요타가 자동차에 레이더를 장착하는 방식을 개척했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도 고속주행이 가능하고, 250m 밖의 물체를 쉽게 탐색할 수 있는데다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이다. 다만 사물이 비금속일 경우 인식률이 떨어진다.
라이다의 경우 레이더와 원리가 같지만 이용하는 매체가 ‘펄스 레이저 광원’이다. 1950년대 후반 개발됐는데 해상도가 높고 비금속 개체도 탐지하는 등 고유한 특성이 있다. 이 덕분에 라이다는 3D 지도 제작에 흔히 사용된다. 다만 라이다에서 쏘는 레이저 펄스가 사람 눈에 안전한 '클래스 1 레이저'로 제한된다.
초음파 센서는 1980년대 도요타가 초음파 기반 주차 보조 시스템을 장착하며 자동차 분야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초음파 센서로 수집할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지만, 빛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특성이 있어 어둡거나 아주 밝은 곳에서 잘못 측정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적용하기 좋다. 해상도가 낮고 작동 범위가 좁은 게 흠이다.
자동차 업계에서 카메라를 처음 사용한 것은 1956년 제너럴모터스로 뷰익 센추리온이라는 콘셉트카의 후방 TV 카메라를 처음 장착했다. 미국에선 2018년 5월부터 생산되는 모든 신차에 후방 카메라를 장착하고 있다.
테슬라가 카메라를 자율주행차량의 주요 센서로 택한 이유는 카메라가 라이다보다 뛰어날 때가 있으며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카메라는 주변광에 민감해 직사광선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조명이 없는 곳에서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또 날씨에도 민감해 폭우, 폭설, 안개 등에 의해 카메라 이미지가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한국의 자율주행차는 K-City 등에서 시운전하며 개발에 개발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K-City는 2018년말 국토부가 경기도 화성에 위치한 TS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 주행시험장 내에 32만㎡ 규모로 조성했다. K-City의 크기는 실제 여의도 면적의 1/8 수준이다. 자율주행차가 실제 상황에 적응할 수 있도록 시험장에 자동차전용도로, 도심부, 커뮤니티부, 교외도로, 자율주차시설을 갖췄다.
K-City에 투자된 금액은 125억 원으로, 세계 최초로 국내서 상용화된 5G 통신망도 구축됐다. 이에 따라 초고속, 대용량 통신을 활용한 자율협력주행과 인포테인먼트 기술개발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무상개방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엔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해 K-City를 가상공간에서도 구현하고 있다.
K-City는 지난 5월 미국 미시건대학의 M-City와 '커넥티드 자율주행기술 검·실증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M-City는 2015년 7월 세계 최초로 준공된 자율주행 전용 실험도시로 미국 미시건주에 위치해 있으며 크기는 13만㎡ 규모다.
K-City와 M-City는 실도로와 가상환경을 접목한 물리·가상환경 평가 플랫폼과 평가시나리오, 대표 사례를 공유해 국내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도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