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업계와의 원활한 소통 기대
상생금융 등 산적한 과제 해결 노력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보험업계를 이끄는 생명·손해보험협회의 차기 회장이 모두 결정됐다. 금융 분야에 정통한 경제 관료 출신들이 협회 수장 자리에 앉게 된 가운데 업계에선 이번 인사로 금융당국과의 소통 강화는 물론 산적한 현안 처리에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계의 새 수장이 된 각 협회 회장들은 취임과 동시에 신뢰회복, 소통, 상생금융 등 아직 해결되지 않은 각종 과제 풀기에 나설 예정이다. 보험사들도 이번 인사를 반기는 분위기지만 문제 해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협회는 5일 업계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총회를 열어 김철주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신임 회장의 임기는 이달 9일부터 2026년 12월 8일까지 3년이다.
이날 손보협회도 제2차 회의에서 제55대 협회장 후보로 이병래 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을 단독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손보협회는 오는 20일 열리는 총회에서 차기 회장 선임을 확정할 예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물론 이 내정자 역시 금융감독원장에 수차례 물망에 오를 만큼 평가가 좋은 인물들이다"라며 "관 출신이 회장이 된 만큼 업계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해 줄 협회장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금융통' 관료 출신으로 가교 역할 기대
업계에선 생명·손해보험협회의 양대 수장이 된 김 회장과 이 내정자가 모두 관료 출신인 만큼 산적한 보험업 현안을 해결하고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와의 가교 역할을 적재적소에서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김 회장과 이 내정자는 '금융통'으로 불릴 정도로 경제 관료로서 각 정부에서 많은 역할을 해왔다.
행정고시 29회 출신인 김 회장은 재무부 시절 경제협력국과 국제금융국을 지낸 이력이 있는 대표적인 관료 출신 인물이다. 2014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2016년 박근혜 정부에서는 청와대 경제수석실 경제금융비서관을 역임했으며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부소장을 거쳐 2021년 5월부턴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1964년생인 이 내정자는 행정고시 32회로 공직에 오른 뒤 금융감독위원회 시장조사과장과 비은행감독과장, 금융위원회 보험과장, 금융정책과장, 대변인, 금융서비스국장 등을 두루 지냈다. 이후 금융정보분석원장과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한국예탁결제원 사장 등을 거쳐 한국공인회계사회 부회장을 역임해 왔다.
보험 등 경제 관련 요직을 두루 겪은 만큼 업계와 금융당국 역시 이번 인사를 통해 적극적인 소통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협회장의 출신으로 인해 '관치 금융'이 부활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존재한다.
보험사 관계자는 "업계와 당국의 가교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결국 관에서도 많은 요직을 거친 분들이 협회장을 맡게 됐다"며 "산적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보험업권 수 많은 과제 해결에 중점
업계와 당국의 기대 속에 협회를 이끌게 된 두 수장은 이제 수많은 과제를 당면하게 됐다. 특히 보험사들은 새 협회장들의 '출신'을 언급하며 긴밀한 소통을 통해 산적한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생보업계에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통과 △공공의료데이터 활성화 △요양업 활성화 및 상조업 진출 허용 등이 최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먼저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 경우 지난해 보험사기 적발인원이 10만명으로 집계되고 적발 금액이 1조원이 넘는 등 보험사기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법안 통과를 위한 협회장의 역할이 촉구되는 상황이다. 또 생보사 공공의료데이터 확보를 위한 의료계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보험사 등 각 업권과의 의견 조율도 새 협회장의 과제 중 하나다.
급속한 인구 고령화 및 핵가족화,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요양업 활성화 및 상조업 진출을 위한 규제 완화도 생보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핵심 과제다.
손보업계를 이끌게 된 이 내정자는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비교·추천 플랫폼 연착륙 △펫보험 활성화 △내부통제 강화 등의 과제를 금융당국과 직접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인 실손의료보험 청구 간소화는 최근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지만 거센 의료계 반발로 인해 법 시행에 앞서 조율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중 유일한 보험업권 관련 사안인 펫 보험 활성화와 내부통제 강화 등도 해결이 시급하다.
이와 더불어 두 협회 모두 금융당국이 특별주문한 상생금융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생보업계는 사회 소외계층을 위한 특별 상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손보업계는 자동차보험과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보험사 관계자는 "현재 보험업계에 과제가 산적한 만큼 경험이 많은 두 협회장에게 기대를 하고 있다"며 "보험 소비자 신뢰 제고 등의 세부과제도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최대한 도움을 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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