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대법원장이 특검 추천하는 중재안 추진"
"韓, 친윤과 거리두기로 중도 표심 호소 전략"
나경원·원희룡·윤상현, 반한 연대로 '韓때리기'

사진=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가 본격 막이 오른 가운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띄운 '채상병 특검법' 중재안을 두고 '한동훈 대 반한(반한동훈)' 구도가 뚜렷해진 양상이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나경원·윤상현 의원이 한 전 위원장에 대해 당론에 반한다는 이유로 '한동훈 때리기'에 나서면서다.

대표 후보 등록 첫날인 24일 여권에 따르면 당 대표 결선 투표를 앞두고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 기류 속 유리한 고지를 점한 한 전 위원장을 상대로 '반한' 연대가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동훈 대 반한' 1차전은 한 전 위원장의 차별화 메시지였던 '채상병 특검법' 추진 입장을 두고 펼쳐졌다. 당권 주자 중 유일하게 '수평적 당정 관계 재정립'을 강조한 한 전 위원장에 맞서 나머지 당권 주자들은 '당정 일체론'을 내세우며 각을 세웠다.

그간 국민의힘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채상병 특검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명분용'으로 해석돼 왔다.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해 대통령실의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하며 발의한 특검법인 만큼, 통과된다면 대통령실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 尹과 각세운 韓…'국민특검법'으로 중도표심 호소 전략?

한 전 위원장이 당 대표 출마 회견에서 돌연 채상병 특검법 추진 의지를 피력한 것을 두고 사실상 반윤(반윤석열)을 선언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불화설이 제기됐던 만큼, 친윤(친윤석열) 세력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전략적으로 중도층 표심호소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일부 여권 지지자들 중에서도 해당 특검법을 찬성하는 이들도 상당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위원장이 제시한 특검법 수정안에 따르면 대법원장이 특검(특별검사)을 추천하도록 했다. 수사를 총지휘할 특별 검사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선택하도록 한 민주당의 채상병 특검법 조항을 바꾸자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과 러닝메이트로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장동혁 의원은 이날 출마 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한 전 위원장의 수정안에 '제삼자특검법' '국민 특검법'이란 이름을 붙이고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존재가 특검을 추천해야 한다는 점에는 국민들도 공감하실 것"이라고 두둔했다.

장 의원은 "수정안을 발의하면서 이 논쟁에서 빠져나가고 이제 민주당(이) 설득할 대상은 국민이라고 확실히 밝히는 것, 그게 한 전 위원장이 말한 특검법의 핵심"이라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해 정부가 국정 정책을 추진해 나갈 때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는 길이고 곧 정권 재창출을 이루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윤상현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나경원 의원,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이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초선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6.24. 사진=연합뉴스 

◇ '반윤' 연대의 '韓 때리기'…"한동훈 특검도 받을 건가" 

나머지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한 전 위원장에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나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나이브한, 순진한 생각"이라며 "정치를 조금 오래 하셔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채상병 특검법) 받고 나면 그다음 또 '이것 받아라, 저것 맏아라' 계속할 것"이라고 일침을 놨다. 그는 "야당이 '한동훈 특검법'도 발의했는데 여론조사가 높으면 특검을 할 것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원 전 장관은 초선의원 공부 모임에 참석해 "민주당이 특검 소재로 주렁주렁 오는데 지난 2년간 법무부는 뭘 했고, 당 지도부는 뭘 했나. 정확히 짚고 가야 한다"고 한 전 위원장을 겨냥했다.

윤 의원도 페이스북에 "한 전 위원장은 국민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계시기에 채상병 특검법을 반대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렇다면 조국혁신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은 어떻게 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한 전 위원장은 같은 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당권 주자들의 비판에 "저 정도의 합리적인 대안 제시 없이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순진한 발상 아닌가"라고 맞받았다. 장 의원도 "본인들의 주장과 결이 다르다고 그런 구도를 만들려는 의도는 충분히 알 수 있을 것 같다. 선거에선 구도가 중요하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당권 주자들은 이날 '초선 의원 공부모임'에 참석하는 등 초·다선 의원과 현역, 원외 인사들까지 접촉면을 넓히면서 세 불리기에 나섰다. 이들은 25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무리 짓고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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