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국정 운영에 온 힘·노력 다할 것"
"국민 불안·질서 혼란 없도록 정부가 최선"
대통령경호처, 韓권한대행 전담 경호대 편성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2024.12.14).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고 있다.(2024.12.14).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역대 세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이 됐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에서 가결된 데 따른 것이다. 한 총리는 임시 국무회의를 여는 등 '탄핵 정국'에 따른 혼란을 수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한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권한대행 직무는 탄핵소추의결서가 윤 대통령에게 송달된 이날 오후 7시24분부터 시작됐다. 이 시점부터 윤 대통령의 권한은 모두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넘어갔다. △국군통수권 △조약체결비준권 △외교사절 접수권 △공무원 임면권 △헌법 개정안 발의·공포권 △법률안 거부권 △행정입법권 △사면·감형·복권 권한 등이다.

국회법 134조1항에는 '탄핵소추가 의결되었을 때 의장은 지체 없이 소추의결서 정본을 법제사법위원장인 소추위원에게 송달하고, 그 등본을 헌법재판소, 소추된 사람과 그 소속 기관의 장에게 송달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134조 2항엔 '소추의결서가 송달되었을 때에는 소추된 사람의 권한 행사는 정지된다'고 돼 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 공관에 머물며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안 표결을 지켜봤다. 이후 탄핵안이 가결되자 집무실이 있는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오며 "마음이 매우 무겁다"면서 "오로지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온 힘과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전 부처와 공직자에 긴급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국민이 불안을 느끼거나 사회질서가 어지럽혀지지 않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당부다.

한 권한대행은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에게는 "국가 안보와 국민 안전에 추호의 틈이 발생하지 않도록 전군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모든 위기 상황에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는 "북한이 국내 상황을 안보 취약 시기로 판단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북한이 오판하여 무모한 도발을 감행하지 못하도록 경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확고한 안보태세를 견지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게는 "국제 정세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고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일본과 중국 등 주요국과의 긴밀한 소통 채널을 유지하라"며 "재외공관을 통해 우리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에 변함이 없고, 국가 간 교류·교역에도 전혀 지장이 없을 것임을 적극 알릴 것"이라고 당부했다.

고기동 행정안전부 장관 직무대행에게는 "혼란한 분위기를 틈타 범죄행위가 늘어날 수 있는 만큼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치안 질서를 확립할 것"이라면서 "각종 재난·사고가 발생에 대비해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재난대응체계도 철저히 유지해달라"고 주문했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2.14) 사진=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가 14일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직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로 들어서며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2.14) 사진=연합뉴스

한 권한대행은 우리 기업과 국민이 경제활동과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한 권한대행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정치 상황이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경제팀이 긴밀히 공조해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가동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을 적기에 가동해야 한다"면서 "우리 기업과 민생경제에 지원할 방안을 지속 강구해 달라"고 지시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는 "겨울철 비상진료대책, 설 연휴 응급의료 대책 등 비상진료체계가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 달라"면서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취약계층 서비스 전달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국무회의를 열고 경제와 안보, 사회 등 분야별로 당면한 현안을 점검하고 권한대행 체제 전환 이후의 국정운영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총리실은 2004년 3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 12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을 당시 각각 고건, 황교안 권한대행을 보좌한 경험에 따라 한 권한대행을 보좌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통령 경호처는 이날 한 권한대행의 전담 경호대를 편성했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경호는 대통령에 준해 이뤄진다. 이는 권한대행과 배우자를 대상으로 한다.

대통령 경호처는 "대통령권한대행 전담경호대는 총리실과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경호 방안을 마련해 임무 수행에 돌입할 예정"이라면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경호는 관련 법률에 따라 직무 정지와 관계없이 기존대로 유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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