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 이사회 역할에 의문…"주주 간 이해충돌 가능성↑, 저평가 해소해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사조오양이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제안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사조오양의 '자발적 상장폐지'를 제안하면서 주총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2019년 설립된 사모펀드 운용사로 주주행동주의(일반 주주가 경영에 관여해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익을 추구하는 방식)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운용하고 있는 펀드를 통해 사조오양의 지분 1.7%(15만789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는 △현금배당 △주주제안 정관변경안 △감사위원 선임 △자사주 매입 △자발적 상장폐지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금배당, 감사위원 선임 외 주주들이 주목하고 있는 제안은 '자발적 상장폐지'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공시를 통해 "모자회사가 함께 상장된 구조에서는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한다"며 "영업가치, 보유 부동산의 시장가치 등을 감안할 경우 장부가 기준 0.5배인 주가순자산비율은 더 크게 낮아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소 주가순자산비율이 1배에 자발적 상장폐지하는 것이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최적의 방안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사조오양(자회사)과 사조대림(모회사)은 코스피 시장에 동시 상장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사조대림의 최대주주인 사조산업도 코스피 상장사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사조대림은 사조오양의 지분을 60.53% 보유하고 있으며 사조산업은 사조대림의 지분 13.78%를 갖고 있다. 또한 사조그룹 최상위 지배회사인 사조시스템즈는 사조산업 지분 29.15%를 보유하고 있다. 사조시스템즈는 사조대림 지분도 9.54%를 들고 있다. 계열사 간 지배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이다.
최근 사조산업은 사조오양의 지분을, 사조대림은 사조산업의 지분을 더 늘렸는데, 일반주주들 사이에서는 '그룹 지배구조 꼭대기에 있는 최대주주의 지배력만 강화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현재 사조그룹 최상위 지배회사 사조시스템즈의 최대주주는 39.72%(2021년 9월말 기준)의 지분을 보유한 주지홍 사조그룹 부회장이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은 이러한 지배구조 속에서는 자회사의 이사회가 독립적인 기능을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관계자는 "모회사가 비상장 자회사 지분을 100% 갖고 있는 형태는 지배주주의 의사 결정이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이해충돌 문제는 발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자회사가 동시 상장돼 있고 소액주주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면 모자회사 주주의 이해관계는 서로 갈리게 되고 지배주주만의 이익을 위한 의사결정을 내릴 위험이 있다"면서 "이해충돌 문제를 해소하고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발적인 상장폐지를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모자회사 동시 상장에서 비롯되는 주주 간 이해충돌 문제가 정부와 거래소 차원에서 제기됐다"며 "이에 따라 일본에서는 최근 4~5년 전부터 상장된 자회사를 공개매수해서 100% 자회사로 만든 후 상장폐지하는 형태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사조오양에게 제안한 '자발적 상장폐지'도 이와 유사한 형태라는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사조오양은 현재 저평가돼 있는 상태다"라며 "보유하고 있는 현금, 부동산 가치 등을 보수적으로 추정해도 시가총액의 3배가 넘기 때문에 시장가치를 감안한 주가순자산비율 1배인 청산가치 이상의 가격으로 저평가를 해소한 상태에서 상장폐지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한편, 사조오양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의 제안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주주제안 이후 사조오양 측과 소통은 따로 없었으며, 대신 일반주주들의 문의는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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