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당원 게시판에 尹·권성동 비판 글 '봇물'
최진 "여권 뒤흔들 사안…尹, 갈등 빌미 제공"
홍형식 "국민 눈높이에 맞게 국정 운영 해야"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진땀을 빼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이준석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는 당 대표’로 빗대 표현하면서 후폭풍은 일파만파 확산하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은 사적인 대화 내용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상황 속 대형 악재를 만나면서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2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원 게시판에는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의 행위를 질책하는 게시물이 잇따르고 있다. 해당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전날 오후 6시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올라온 게시물만 1000개 이상이다. 대부분은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을 저격했다. 공정과 상식을 기치로 내걸었던 만큼, 배신감이 크다는 지적이다.
당내 소장파들도 반발의 목소리를 냈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싫어하셨다는 소문이 원치 않는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민영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에 세대교체의 교두보가 될 리더라고 믿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면서 “국민의힘이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쓴소리를 내부총질이라고 단순화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후폭풍이 커지자 권 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적인 문자 내용이 저의 부주의로 유출 공개돼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당원과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대통령실도 “사적 대화가 노출된 데 대해 유감스럽다. 윤 대통령이 당과 지도부에 지침을 주는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사리 잠재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윤 대통령이 당무에 깊이 개입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윤심(尹心)’논란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논란이 윤 대통령에게 있어 상당한 악재(惡材)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국정 수행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진 지켜봐야겠지만, 적어도 안정세나 상승세를 타는 데 있어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이번 논란은 ‘작지만 여권 전반을 뒤흔들 수도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규정했다. 최 소장은 “윤 대통령은 집권당 대표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표시, 당권 간 갈등이 증폭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해버렸다. 앞으로 뭘 하더라도 윤심이 작용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국민을 짜증 나게 하고 예민하게 만들면 지지율은 하락하고 국정운영의 동력이 가로막히는 현상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수습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 신뢰와 관련된 만큼, 중도층을 비롯한 전 세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 소장은 “지지율은 국정 운영에 대한 성적표이기도 하지만, 향후 동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예단하긴 어렵지만 앞으로 모든 일이 '기-승-전-윤 대통령'으로 해석될 수 있는 만큼, 윤 대통령은 국정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상식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데이터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5일 전국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한 결과 긍정평가는 33.7%(아주 잘하고 있다 21.6%, 다소 잘하고 있다 12.1%), 부정평가는 61.4%(다소 잘못하고 있다 8.9%, 아주 잘못하고 있다 52.5%)였다. 잘모름·무응답은 5.0%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데이터리서치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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