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최초 개념화…최근 선제 구축단계까지 접어들어
생산 전력 한데 모아 송전…해상풍력사업 경비 절약 기대

바다 건너 육지의 지평선을 가득 메운 독일의 풍력 발전기. 바다를 사이에 끼고 있어 마치 수평선에 도열한 것으로 보인다. 흰색의 물체가 풍력발전기. 사진=정익중 한국전기산업진흥회 전문위원 제공
바다 건너 육지의 지평선을 가득 메운 독일의 풍력 발전기. 바다를 사이에 끼고 있어 마치 수평선에 도열한 것으로 보인다. 흰색의 물체가 풍력발전기. 사진=정익중 한국전기산업진흥회 전문위원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전력(사장 정승일)이 공동접속설비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다. 한전은 이미 호남지역 구축을 위해 산업부와 협의 중이며, 향후 건설될 해상풍력의 계통을 연결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공동접속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한전이 공동접속설비를 처음 구상한 때는 2021년 5월 경이다. 그런데 지난 18일 최명환 한전 계통연계부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공동접속설비 사업화가 상당부분 구체화됐다. 공동접속설비는 해상풍력터빈과 육지 계통을 잇는 선로로 여러개의 해상풍력터빈이 발전하는 전력을 육지에 개별적으로 보내지 않고 한데 모아 보내는 장비다. 해상풍력터빈을 보유한 기업들은 육지로 송전할 설비를 건설하지 않고 이미 구축된 공동접속설비를 이용할 수 있어 경비를 절약할 수 있다. 

한전은 해상풍력발전을 미래 사업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데, 공동접속설비 사업권을 민간에 양도하는 방안을 적극 고려 중이다. 공동접속설비 구축에 약 6000억 원이 필요한데 제도적으로 경제성을 보장하는 대신 구축 비용을 민간에서 각출해 한전 해상풍력사업의 비용절감을 도모할 계획이다.   

공동접속설비 모식도. 그림=한전 제공
공동접속설비 모식도. 그림=한전 제공

2023년 현재 상업운전 중인 해상풍력은 0.13GW 수준이나 신청된 물량은 32.27GW에 달해 향후 큰 폭으로 확대가 예상된다. 해상풍력이 확대됨에 따라 원활한 계통접속을 위해 ▲해상풍력 계통 수용성 제고 ▲전력계통 유연성 확보 ▲공동접속설비 설치가 과제로 떠올랐다. 

해상풍력은 발전량이 많고 최대전력(전력피크)이 높기 때문에 송전망 설비용량이 345kV가 필요하다. 한전은 장거리 송전을 위해 154kV, 345kV, 765kV 설비를 구현했다. 기왕 345kV의 송전설비를 설치해야 한다면 수도권으로 직접 전력을 전송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상풍력은 풍력자원이 좋은 지역에만 한정되기 때문에 특정지역 한 곳에 몰릴 수 있다. 전력이 한곳에서 집중적으로 생산되면 전력계통이 불안정할 수 있기 때문에 전력을 에너지저장장치(ESS)에 저장하거나 유연교류송전시스템(FACTS)을 설치해야 한다. 아니면 발전사업자가 계통안정화설비 설치를 의무화하는 방법으로 원활한 송배전을 도모할 수 있다. 공동접속설비의 경우 해상풍력이 345kV 송전설비가 필요하고, 여러개의 송전선을 한데 묶어 사용하는 해역을 줄이는 장점으로 해상풍력에 필요한 설비가 됐다.  

공동접속설비의 이러한 장점으로 한전은 이미 산업부와 호남지역 공동접속설비 협의에 들아갔다. 6GW에 달하는 여수·고흥 소재 해상풍력의 육지 송전을 공동접속설비를 이용해 신강진~광양 간 송전선에 접속하려는 계획이다. 

공동접속설비 설치계획. 그림=한전 제공
공동접속설비 설치계획. 그림=한전 제공

한전은 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설 것을 예상하고 미리 공동접속설비를 구축하기도 한다. 

2021년 2월 전북 서남권 2.4GW, 신안 8.2GW, 울산 동남권 부유식 해상풍력 6GW 지역에 공동접속설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연구했다. 2022년 1월에는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 선제적 구축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신뢰도 고시도 개정했다. 

2022년 10월 이후엔 향후 구축 예정인 2.4GW 서남권 해상풍력 공동접속설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는데 착수 했다. 이 사업은 2023년 3월 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완료했다. 또 6GW에 달하는 울산 해상풍력이 10차 전력기본계획에 반영된만큼 울산의 부유식 풍력발전기와 육지를 연결할 공동접속설비에 관한 내용이 10차 송변전설비계획에서 논의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송변전설비계획은 전력기본계획에 따라 수립되는 전력송배전설비 설치에 관한 계획이다. 

한전은 현재 공동접속설비를 법제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의 경우 송전선로 증설 촉진법(NABEG)을 2011년 제정했고 영국은 전력계통 운영자가 세부계획을 수립하고 해상풍력 발전사업자가 상세 전력망을 설계하는 순으로 사업을 진행한다. 한전은 선진국 사례를 중심으로 공동접속설비 도입 시기를 앞당겨 궁극적으로 해상풍력사업을 미래먹거리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해상풍력 현황과 전망. 그림=한전 제공
해상풍력 현황과 전망. 그림=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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