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5kV 신안성 변전소 연결 변전소 설치...당진석탄화력 연결
집단에너지발전소 설치...RE100 요구 기업 납품 장애될듯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2050년 완공 목표로 2030년 일부 공장이 들어서 가동할 예정이다. 사진=용인시 제공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2050년 완공 목표로 2030년 일부 공장이 들어서 가동할 예정이다. 사진=용인시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윤석열 정부가 반도체 굴기를 앞세워 야심차게 조성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에너지원이 화석연료로 확인됐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완공한 이후 생산 반도체를 BMW 등 유럽의 RE100 기업에 수출하려면 온실가스를 대폭 줄이는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산업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2050년 완공 목표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엔 765kV 신안성변전소와 이어진 변전소가 신설되고 집단에너지발전소가 들어선다. 

익명을 요구한 취재원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발전소를 지을 계획이었는데 용량이 충분하지 않아 신안성변전소에서 공급되는 전력을 끌어 쓰기로 계획을 바꿨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신안성변전소는 온실가스를 다량 배출하는 석탄발전소인 당진화력발전소로 연결되고, 선로 인근엔 가스를 이용하는 열병합발전소 등 집단에너지 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에 따라 탄소국경제도 등 온실가스 배출 규제가 심한 유럽 등지에 이 곳에서 생산한 반도체를 수출하는 데 장애가 될 전망이다.

또 일반적으로 천연가스 가스터빈을 사용하는 열병합발전소가 집단에너지 설비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돼 온실가스를 줄이려면 REC 구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발전 설치를 통한 상쇄 등 추가 노력이 필요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만들어지는 반도체는 BMW, GM, 타다모터스, 애플 등에 수출될 전망인데 이들 기업은 모두 RE100을 선언한 기업들이다. 

BMW는 2015년 RE100 기업 선언하며 이미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확보하고 있다. GM은 2016년 시작했는데 2050년 100% RE100 달성이 목표이다. 2016년 RE100을 선언한 애플은 이미 목표를 달성했다. 역시 2016년 RE100 선언을 한 타다모터스도 2030년 RE100 100%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에 반도체를 납품하려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원을 사용해야한다. 

RE100 모범기업. 그림=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RE100 모범기업. 그림=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산업부에 따르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엔 세계 최대 규모의 첨단 반도체 생산시설과 200여 개의 반도체 펩리스 소재 부품 장비 기업들이 순차적으로 들어설 예정이다. 따라서 산단 조성과 기업투자가 마무리되는 2050년 10GW 이상의 전력수요가 예상된다. 이는 현재 수도권 전력수요의 약 4분의 1에 해당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들은 2030년부터 일부 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는 송전망 보강에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해 산단 조성 초기에 필요 전력을 신속히 공급하기 위한 발전력을 우선 설치하고, 이후 장거리 송전망을 보강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장기간에 걸쳐 조성되기 때문에 해외 구매처나 원청사들이 요구하는 RE100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편다.

그러나 2022~2036년 전력수급을 다루는 10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30년 수도권의 에너지 믹스는 LNG가 28GW로 비중이 43.7%에 달한다. 또 석탄발전 5.3GW 8.2%, 신재생 5.6GW 8.5%를 차지한다. 원전은 계획에 없어 수도권 에너지믹스에 포함되지 못한다. 

수도권 에너지믹스 상황은 10차 전력수급계획의 마지막 연도인 2036년에 더욱 심화된다. LNG가 30GW로 43.9%를 차지하고, 신재생 7.8GW 11.5%, 석탄발전 3.7GW로 5.5%의 비중이다.  

따라서 반도체 제조사들이 2030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서 공장을 가동하고 생산 제품을 수출하려면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상쇄할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전망이다. 

RE100을 이행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국제적으론 녹색프리미엄 제도, 재생에너지발전소 건설, REC 구매 등이 이행수단으로 인정된다. 한국에선 RE100을 선언한 대다수 기업들이 녹색프리미엄 제도를 이용하는데 탄소배출권 가격이 현재보다 오를 전망이어서 재생에너지발전소 건설이 유리하다. 따라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전력공급을 담당하는 당국은 이에 대응하는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남동지역 송전선로. 보라색 원이 765kV 변전소다. 신안성이라고 기입돼 있다. 이 변전소는 당진석탄화력발전으로 이어진다. 그림=한전 제공
경기남동지역 송전선로. 보라색 원이 765kV 변전소다. 신안성이라고 기입돼 있다. 이 변전소는 당진석탄화력발전으로 이어진다. 그림=한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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