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방송 4법' 가운데 네 번째 법안인 교육방송공사법(EBS법) 개정안이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전날 오전 시작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24시간 40분 만에 강제 종결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곧바로 EBS법을 상정해 재석 189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고 퇴장해 회의장 밖에서 규탄대회를 열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공영방송 이사회 규모를 늘리고 민주당 맘대로 민주노총 산하 인사들로 이사진을 채우겠단 검은 속내를 국민들께선 다 안다'면서 "지난 21대 국회에서 부결된 안건을 또다시 밀어붙인 이상 집권여당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대통령의 재의요구를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 4법'은 △방송통신위원회 설치·운영법(방통위법) △방송법 방송문화진흥법 개정안(MBC 이사진 증원법) △한국교육방송공사법(EBS법) 등 4개를 일컫는 법안으로, 모두 '야당의 법안 상정 → 여당의 24시간 필리버스터 → 야당의 강제 종결 → 야당 단독 법안 처리' 수순을 밟아왔다.

방송 4법은 방송통신위원회 의결 정족수를 현행 상임위원 2인에서 4인으로 변경하는 내용, KBS·MBC·EBS 등 공영방송 이사 숫자를 대폭 늘리고 이사 추천권을 언론·방송 학회와 관련 직능단체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각 법안을 저지하겠단 태세로 5박 6일 간 맞서온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총합 시간은 100시간이 넘는다. 국민의힘은 방송 4법을 민주당의 '공영방송 영구 장악법'으로 규정한 반면, 민주당은 '언론 정상화 4법'이라며 맞서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해 온 '방송 4법' 처리는 EBS법 통과를 끝으로 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