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가스터빈 사업 다각화...항공용 엔진 도전
국방과학연구소와 항공용 가스터빈 엔진 핵심부품 제작 계약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발전용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두산에너빌리티가 사업 영역을 확장해 항공용 가스터빈 엔진에 도전한다. 국방부가 KF-21과 복합편대를 이루는 무인기 ‘가오리’를 개발할 때 두산에너빌리티의 항공용 가스터빈을 채택할 가능성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터빈·블레이드 주조품 제작과 후가공 과제를 계약했다고 23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국방과학연구소가 개발 중인 항공용 가스터빈의 핵심 고온 부품인 블레이드와 베인을 제작해 2027년까지 국방과학연구소에 공급할 예정이다.
블레이드는 가스터빈 중심축(로터)에 연결돼 회전하는 날개를 말한다. 베인은 블레이드 사이에 고정된 날개로 블레이드 통과후 흩어진 기류를 다시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번 계약은 국방과학연구소의 ‘무인기용 터보팬 엔진 요소기술 개발’ 과제의 일환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6월 국방과학연구소와 항공용 터보팬 엔진 레이아웃 설계와 구성품 해석 용역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군은 국산 4.5세대 전투기 KF-21을 개발하면서 무인기 ‘가오리’와 복합편대를 이룰 수 있도록 개발 중이다. 이때 '가오리'가 모선과 통신하며 장거리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선 기존 연료전지나 배터리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가스터빈 엔진이 필요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가오리'에 자사가 제작한 항공용 가스터빈 엔진이 장착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보안을 이유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발전용 가스터빈을 국산화하며 블레이드 코팅기술도 함께 개발했다. 항공용 가스터빈 엔진도 발전용 가스터빈과 비슷한 성능을 요구하기 때문에 국산화가 중요하다.
또 항공용과 발전용 가스터빈은 동일한 기술을 바탕으로 작동 원리와 구조가 유사하다. 항공용 가스터빈은 비행체의 추력 확보가 주목적으로 고출력, 경량화, 작동유연성이 설계의 핵심이다. 발전용 가스터빈은 고효율, 고출력, 안정성을 목적으로 항공용 대비 더욱 대형화됐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무인기는 KF-21과 복합편대를 이룰 때뿐만 아니라 단독으로 운영되며 현대 항공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기 때문에 항공용 가스터빈 엔진 국산화가 필요하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두산에너빌리티 박홍욱 파워서비스BG는 “이번 과제 수주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내 산학연과 협력해 개발한 발전용 가스터빈 설계, 제작 기술력을 항공용 엔진으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