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에 지지층 결집도 약화…여당 내홍·국회 공전도 '악재'
"여야 협치 물꼬 터 통합의 정치 구현…정책 성과 창출에 힘써야"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7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로 향하는 공군 1호기 기내에서 취재진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었다.

29일 정치권과 여론조사 업체에 따르면 최근 잇따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지르는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경제 위기가 이어지는 상황 속 가시적인 정책 성과가 나오지 않은 데다 취임 직후 형성됐던 지지층 결집 효과가 조정 국면을 맞은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대통령실 측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 조기 레임덕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데이터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지난 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 국정수행을 조사(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포인트)한 결과 긍정응답이 45.3%로 나타났다. 부정응답은 50.4%로 집계됐다. 지난달 31일 같은 조사와 비교해 긍정평가는 12.4%포인트 하락, 부정평가는 12.3%포인트 올랐다. 

윤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 조사에서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리얼미터가 20~24일 전국 18세 이상 2515명(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2.0%포인트)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26일 발표한 6월 4주차 주간집계에서 윤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46.6%, 부정평가는 47.7%로 나타났다. 잘 모름은 5.7%였다.

같은 날 발표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서도 지지율 역전 현상이 관측됐다. KSOI가 TBS 의뢰를 받아 24~25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표본오차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 3.1%포인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윤 대통령 국정 수행 긍정평가는 46.8%, 부정평가는 47.4%를 기록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에는 지방선거 이후 지지층 결집 효과가 완화된 데다 경제위기로 인한 민생난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 속에도 국회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 52시간제 개편안’ 등에 대한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의 혼선,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의 내홍 확산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출범 50여일 만에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난 것을 ‘위기 징후’라고 분석했다.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국정 운영 동력을 상실, 나아가 조기 레임덕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은 "윤 대통령이 상황을 절박하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여야 갈등, 국민의힘 내홍 문제를 바라만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여야가 협치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서 정책적인 성과를 창출하는데 힘써야 한다. 지지율이 계속해서 낮아진다면 조기 레임덕 현상, 내부 이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구조적이고 근본적인 문제가 있어 지지율 상승이 쉽진 않겠지만, 윤 대통령이 소통친화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도어스테핑도 좀 더 편안한 표정으로 하고, 통합의 정치를 구현해 탈 진영을 추구해야 한다. 또한 2030지지율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이준석 대표를 포용해야 한다. 이 대표와 척을 지는 것은 윤 대통령에게만 손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에 대한 정치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개의치 않겠다는 입장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이라는 게 본래 오르락내리락 한다”면서 “몇 퍼센트 빠진 것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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