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3일 연속 공판 열려…"배임·횡령 등 혐의"
김남국 코인 투자 의혹 더해지며 우려·피로감 호소
제도권 자리 잡기 위한 '과도기'…"더욱 건강해지길"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 씨가 지난 2월 횡령·배임 의혹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사업가 강종현 씨가 지난 2월 횡령·배임 의혹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남부지법에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가상자산 업계가 다음주 이어질 세 재판에 주목하고 있다. 

재판은 각각 빗썸 실소유주로 알려진 강종현 씨의 관계사 배임·횡령 등 혐의,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에 관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의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 등 혐의를 다룬다. 

또 이른바 '상장피(Fee)' 의혹을 받고 있는 전 코인원 상장 담당 이사, 브로커의 첫 재판도 있다. 업계에서는 부정적인 사건이 계속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법의 판결을 통해 시장이 성장하길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선 24일부터 3일간 △강종현 씨 △전 코인원 상장 이사, 브로커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총괄대표의 재판이 각각 열린다. 먼저 24일 공판에서는 강 씨 등 피고인 4인의 관계사 배임·횡령 혐의와 관련한 증인 신문이 있을 예정이다. 

혐의와 관련된 증인은 총 34명으로, 앞서 지난 10일 열린 공판에선 출석 순서와 신문 시간·방법을 정했다. 검찰, 변호인단은 24일 공판에서 증인 신문을 통해 피고인들의 배임·횡령에 가담한 정도·행태 등을 다툴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강 씨는 2020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원을 횡령했다.  

또한 지난 2021년 빗썸 관계사에서 전환사채(CB)를 발행한 후 호재성 정보를 퍼뜨려 주가를 띄우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로 35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이 과정에서 CB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저가에 양도하는 배임 행위로 32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함께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들은 강 씨의 지시를 받고 회계 업무를 담당했거나, 차명계좌를 관리했다. 강 씨를 포함한 피고인들은 지난 4월 첫 재판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코인 상장을 대가로 뒷돈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 코인원 전 상장 담당 이사 A씨, 브로커 B씨의 첫 재판은 25일 열릴 예정이다. A씨는 2020년부터 2년여 간 브로커들로부터 현금, 가상화폐 약 20억원을 받은 혐의다. 시세조정이 예정된 코인을 거래소에 상장시킨 업무방해 혐의도 있다. 

26일에는 테라·루나 폭락에 관여했다고 지목된 신현성 전 차이코퍼레이션 대표의 첫 재판이 시작된다. 검찰에 따르면 신 전 대표는 테라 프로젝트 실현될 수 없다는 것을 알고도 이를 숨겨 투자자들을 속였다. 또 함께 불구속 기소된 9인과 함께 폭락 전 보유하고 있던 코인을 처분해 4629억원의 부당이익을 챙겼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가상자산 업계는 각 재판을 주목하면서도 연이은 '사법 리스크'에 우려하고 있다. 최근엔 김남국 무소속 의원의 코인 투자 의혹도 불거지면서 업계 내에선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렇지만 대부분은 시장·업계가 발전하기 위한 '성장통'이라는 시각이다. 

한 관계자는 "거의 모든 가상자산 거래소는 적자거나 실적 감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일련의 사건들로 업계 이미지가 나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특히 가상자산 '투자'가 '투기'로 비춰지는건 아닌지 가장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견딜 수 밖에 없다.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본업에 충실하자는게 업계 내부 분위기다"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는 "부정적인 사건, 의혹으로 가상자산 관련법의 입법이 속도가 나고 있다"라며 "제도권 안에서 가상자산이 자리를 잡기 위한 과도기에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처가 나면 아물기 마련이다. 앞으로는 업계가 더욱 단단해고 건강해질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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