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X공사의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서비스 ‘주목’
'형상'인 지적 데이터에 '현상' 구현해 효과적인 정책 방안 모색

LX국토정보공사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서비스의 공통화면.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LX국토정보공사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서비스의 공통화면.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전주=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가상세계에 현실의 토지, 건물, 도로, 지하공간 등을 고스란히 옮겨놓은 뒤 컴퓨터 게임하듯 이리저리 돌려보며 국토 개발의 가장 좋은 방안을 모색하는 시대가 열렸다. LX한국국토정보공사(이하 LX공사)가 진행하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서비스가 있어 가능한 일이다.

18일 방문한 전북 완주군 소재 LX공사의 디지털트윈처는 정보통신기술로 새로 태어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현실의 현상(일사량, 풍량, 풍속, 기온 등)과 형상(도로, 건물, 지하도 등 인프라)을 가상세계에 그대로 옮겨 놓고 여러 사안들을 적용해 보며 가장 좋은 결과를 찾는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있었다.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컴퓨터 게임인 ‘심시티’가 연상됐다.  

대전시의 도로 파손 관리를 위한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화면.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대전시의 도로 파손 관리를 위한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화면.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 컴퓨터 게임하듯 정책 결정에 디지털트윈 적극 활용

LX공사는 아산시에 하천 실시간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삽교천방조제와 아산만방조제로 둘러싸인 아산시는 치수 정책이 가장 큰 관심이다. 가상세계에 지형을 그대로 구현해 놓고 만조 시, 홍수 시, 가뭄 시 각종 상황을 적용해 치수 정책에 활용하고 있다. 특히, CCTV와 연계해 실시간으로 주요 포인트의 수위 정보를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

원자력발전소가 인접한 울주군은 재난대응 구호소 관리를 디지털트윈에서 진행 중이다. 

원전사고는 한번 발생하면 광대한 지역이 열폭풍이나 방사능 피해를 입기 때문에 현실에서 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울주군은 가상세계에 원전사고 상황과 동시에 구호소를 건물 층별로 구현해 위급 시 구호소가 받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절대절명의 순간에도 견딜 수 있도록 구호소를 보강할 수 있었다. 

완주군은 주거용·상업용 건물과 유동인구, 이에 따른 주변 교통상황과 흐름을 가상세계에 구현한 뒤 주차장을 지을 경우 생기는 편익과 비용을 분석했다. 교통흐름은 일정한 패턴을 이루지만 미세한 변동이 많아 정확한 예측과 대비가 힘들다. LX공사 디지털혁신처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했다. 

중부 내륙의 중심도시로 역사가 긴만큼 노후 인프라가 많은 대전광역시는 도로 파손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무거운 화물차가 도로를 달리는 횟수, 출퇴근 시와 평시 교통흐름, 차량이 선호하는 이동경로 등을 가상세계에 구현해 놓고 도로가 받는 부하를 계산해 도로보수 시기와 우회도로 건설 여부를 분석했다.    

범용으로 제공되는 건물 사이의 바람길을 표시한 화면.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범용으로 제공되는 건물 사이의 바람길을 표시한 화면.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 국토부,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전문 지원기관 지정

LX공사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110년간 쌓인 지적도 덕분이다. 

국토의 미세한 변화를 측량해왔던 LX공사는 2012년부터 지적재조사사업을 진행하면서 기존 종이지적도를 디지털지적으로 전환하는 사업을 병행해왔다. 

LX공사의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지원 사업은 이같은 지적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가상공간에 ‘형상’인 지적 빅데이터과 함께 교통량, 날씨, 인구이동 등 ‘현상’을 구현한 뒤 시뮬레이션하면 정책집행 시 발생하는 시행착오를 줄일 뿐만 아니라 천재지변과 같은 극한상황도 가정해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기후변화 대응으로 인해 역대급 홍수, 가뭄, 태풍이 빈발하고 있는 상황에서 디지털트윈 시뮬레이션은 효용가치가 더욱 빛나고 있다.  

이미 LX공사는 범용으로 도심 바람길 분석 시뮬레이션과 실시간 대기질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도심 바람길 분석 시뮬레이션은 건물과 건물 사이로 부는 바람의 방향, 속도, 온도 등을 예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작은 화살표 무리로 건물 틈새로 흐르는 바람을 분석해 열섬현상이나 강한 바람으로 인한 통유리 손상 등 생활 속 위해를 개선하는 기초 데이터를 제공한다. 

실시간 대기질 모니터링은 대규모 화력발전소가 위치한 충남 지역뿐 아니라 전국에 흩어진 산단 거주자의 건강을 위해 필수적이다. 이를 통해 지자체들은 비용을 효과적으로 줄이면서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세울 수 있다. 

LX국토정보공사가 진행하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의 각종 서비스.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LX국토정보공사가 진행하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의 각종 서비스. 사진=LX한국국토정보공사 제공

◆ 디지털SOC 구축 위한 'LX공사법' 입법 추진 

LX공사의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과 유사한 사례는 싱가포르의 ‘버츄얼 싱가포르’를 들 수 있다. 

싱가포르는 지형, 지물이 협소한 도시국가이기 때문에 현실을 가상공간에 손쉽게 재현해 각종 도시 정책수립에 활용하고 있다. LX공사도 전주시를 시범적으로 가상공간에 구현해 사업역량을 입증한 데 이어, 공공플랫폼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LX공사는 디지털트윈처를 두고, 32명의 인력이 지자체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보유한 국토정보 플랫폼만도 437건에 달한다. 

LX공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종류별로 살펴보면 △공간 측정 △3D 라이브러리 △레이어 관리 △3D 모델링 자동화 △경사도 분석 △토공량 산출 △가시권 분석 △공간패턴 분석 △도로점용 인허가 △도시공간 분석 △하천 모니터링 △재난재해 분석 △유동인구 모니터링 △주차 시뮬레이션 △구호소 관리 △토지개발 인허가 지원 등이다. 

동시에 △입력 데이터의 표준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활용 교육도 추진하고 있다. 

입력 데이터 표준화는 LX공사가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을 제작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다. 각 지자체가 보유한 데이터의 양이 방대하면서도 작성 기준이나 단위, 내용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표준화하려는 것이다. 

또 지자체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을 구비해놓고도 정책결정과 평가에 활용하는 방법을 몰라 사장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에 매번 활용방법을 교육시키고 있다. 2년마다 순환근무하는 공무원의 특성 때문이기도 하다.

아울러 LX공사가 보다 탄탄한 재정적 기반을 바탕으로 국토정보의 디지털SOC화와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사업을 할 수 있도록 'LX공사법'의 입법도 바라고 있다.

일각에서 민간이 LX공사의 디지털지적 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공공성과 안보 차원에서 반대하는 목소리가 더 많다. 

최대한 LX공사 디지털트윈처 대리는 “LX공사의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은 정보통신 강국인 대한민국 행정망의 자랑”이라며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사업이 전국 지자체로 확산돼 기후변화 등 급변하는 환경에서도 각종 인프라가 제기능을 다하는데 유용히 사용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최대한 디지털트윈처 대리가 LX국토정보공사가 수행하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최대한 디지털트윈처 대리가 LX국토정보공사가 수행하는 디지털트윈 국토플랫폼 사업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LX국토정보공사 1층 로비에 구비된 홍보관. 터치스크린 기능을 하는 벽면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방문객들이 즐겁고 손쉽게 한국의 110년 지적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LX국토정보공사 1층 로비에 설치된 홍보관. 터치스크린 기능의 벽면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방문객들이 즐겁고 손쉽게 한국의 110년 지적사를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지적측량기와 함께 하고 있는 LX국토정보공사의 마스코트 랜디(Landy). 거북이를 형상화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지적측량기와 함께 하고 있는 LX국토정보공사의 마스코트 랜디(Landy). 거북이를 형상화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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