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부족 국가 '비상'…반도체 공정 '초순수' 등 산업에도 민감
디지털 물 관리 사우디·베트남·캄보디아 수출…해수담수화도 활기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의 ‘물’이 비상이다. 한국은 물부족 국가인데 반도체용 '초순수'에서 먹는 물까지 어느 것 하나 편한 게 없다. 게다가 기후변화로 물 관리까지 쉽지 않다.
환경부는 지난 23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전자, 포스코, 네이버, CDP코리아와 기후변화 대응과 물 위기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들은 사용한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이를 ‘워터 포지티브’라고 부른다.
워터 포지티브는 기업이 사용한 물보다 더 많은 물을 자연에 돌려보내 지속가능한 물관리에 기여한다는 개념이다. 용수 활용성 제고, 하·폐수 처리수 재이용, 유역 수질 개선, 유역 내 수자원 추가확보 활동 등이 주요 내용이다.
환경부와 산하 공공기관인 환경공단과 수자원공사는 전통적인 물 관리를 넘어 기존 산업에 필요한 물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화해 수출하는 단계까지 접어들었다.
기업 활동과 물은 연관성이 약해 보이지만, 물 부족 시대에 용수공급은 산업계에서 이미 화두다. 대표적인 산업부문이 반도체산업이다. 반도체 공정에는 먼지를 제거한 클린룸뿐만 아니라 오염물질을 제거한 ‘초순수’가 필요하다.
수자원공사는 2025년까지 반도체 생산 공정 핵심원료인 초순수를 내년까지 국산화하겠다고 올해 1월 발표했다. 경북 구미 SK실트론 내 ‘초순수 실증플랜트’를 설치해 초순수 설계·운영 기술 100%, 시공 기술·핵심 기자재의 70%를 국산화할 계획이다.
해수담수화 사업은 일찍이 대기업들이 뛰어든 분야다. 해수담수화 필터를 생산하는 LG화학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국내 스타트업도 많다. 환경공단은 이들을 대구국가산단 소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 모아 지원하고있다.
환경공단은 지난 13일 물산업클러스터 국제회의를 대구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서 개최하기도 했다. 미국, 스페인, 일본의 물산업 전문가를 초청해 해수담수화부터 디지털 관리까지 최신 물산업 동향을 살폈다. 이와 함께 국가물산업클러스터의 최신 설비를 공개했다.
환경공단은 국가물산업클러스터를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했다. 12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4만 4000평의 부지에 건설했다. 국가물산업클러스터에는 물융합연구센터, 워터캠퍼스, 글로벌비즈니스센터 등 진흥시설과 실증플랜트, 수요자설계구역, 종합관망시설이 포함돼 있다.
수자원공사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댐 관리 사업을 올해 전국으로 확대한다. 2021년 섬진강에 처음으로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한 수해 방제시스템을 도입했고 2023년에는 대상 지역을 한강, 낙동강, 영산강, 금강으로 확대했다.
올해는 전국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함께 사우디에 디지털트윈 수해 방제시스템을 수출하기로 했고, 15일에는 베트남, 18일에는 캄보디아와 디지털트윈 물관리 플랫폼과 인공지능 정수장, 스마트 관망 관리 기술에 관해 논의했다.
한국은 기후변화로 인해 여름 강우 패턴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종전에는 태풍과 장마가 특징이었다면, 이제는 비가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내리는 우기가 특징이다. 이 때문에 지반이 약해져 도로에서는 씽크홀이 발생하고 산사태와 철길지반붕괴 현상이 일어나는 등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 최진용 교수에 따르면 한국에서 강수는 2000년대까지 꾸준히 증가했으나 2010년대 들어선 후 감소하고 있다. 강우량 30mm 이상의 비가 1980년대에는 연평균 12회, 1990년대 12.3회, 2000년대 13회 내렸으나, 2010년대 들어 연평균 11.8회로 줄었다. 2010~2019년 폭염(이상고온)을 기록한 해가 7개년, 한파(이상저온) 5개년, 호우태풍 7개년, 대설과 가뭄 각 3개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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